중견피아니스트 허원숙(호서대 교수·사진)씨는 성실한 연주자다. 남들은 1년에 한 번도 힘들어 하는 독주회를 봄 가을로 한 차례씩 하고 있다.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다짐으로 매번 주제를 정해 연구하고 프로그램 노트에 청중에게 전하는 말을 직접 쓴다. 귀국 후 10년만에 이 달로 20번째 독주회를 한다. 어느덧 40세가 됐다. 그래서 독주회제목이 「102040」이다.『가만 두면 (그저) 흘러갈 시간에 흐리게나마 세로줄을 긋는 마음으로, 그 세로줄이 탈바꿈의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는 이번 독주회의 주제는 환상곡. 바흐의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라단조」, 쇼팽의 「폴로네즈환상곡」, 채경주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슈만의 「환상곡 다장조」를 연주한다. 채씨의 작품은 허씨를 위해 씌어진 것이다. 앞으로는 독주회를 할 때마다 살아 있는 우리나라 작곡가의 곡을 하나씩 넣겠다고 한다.
앙코르로 준비한 곡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본 프로그램에 들어가야 어울릴 긴 곡이 아닌가. 제자들에게 앙코르로 어떤 곡을 듣고 싶으냐고 세 가지를 놓고 물었더니 이 곡을 고르더란다. 설마 다 하랴 하고. 14일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 27일 호서대 천안캠퍼스 연주홀. (02)4971973.<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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