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어렵사리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여당 총무들간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10일 오랜만에 열린 3당 총무회담이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끝난 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와 자민련 구천서(具天書) 총무가 전한 회담내용은 사뭇 달랐다. 가장 민감한 대목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국회에서의 시정연설」과 「사정 조기종결 합의」였다. 구총무는 회담결과를 설명하면서 한총무가 이번 국회에서 김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도록 건의키로 하는 한편 정치권 사정의 조기종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10일 오후 김대통령 귀국 환영식에 참석중이던 한총무가 부랴부랴 구총무의 설명내용을 확인, 이를 반박하기 위해 국민회의 대변인실에 연락을 취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여권의 국회 전략과 관련해서도 틈새가 발견된다.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 한총무는 다른 개인비리 연루자와는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구총무는 『가능한한 시간여유를 갖자』는 쪽이다. 이를 두고 양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구총무가 상황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너무 말을 많이 하고 있다』 『한총무가 정치적 여지를 두지 않고 지나치게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등의 불만섞인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불협화음에 대해서 노회한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총무를 상대하기 위한 고도의 합동작전이라는 해석도 있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대야 막후 협상과정에서 구총무가 대표로 박총무를 접촉하고 한총무는 뒤에서 협상의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을 구사했다』고 말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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