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낮춰 연구활성화” 고언서 “일류의식 자만” 비판까지/보수적 교수사회 충격… 찬반양론으로 떠들썩『원로교수가 안정된 만년의 삶과 복지의 안온함 속에서 인생을 결산하고 있을때 나라의 장래를 거머쥔 젊은 인재들은 거리에 나앉아 있다. 노쇠한 기관에 젊은 피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교수 정년을 낮춰야 한다』
『서울대는 정부나 사회에 대폭적인 지원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결연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회의 공감을 얻을 수 있고 갈수록 거세지는 반(反)서울대 역풍을 잠재울 수 있다』
서울대 일부교수들이 공개적인 자기비판을 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있다. 이같은 비판열기는 평소 보수적이고 관료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교수사회 풍토에서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앞으로 대학가 전반의 체질개선과 관련, 파장이 주목된다.
특히 법대 안경환(安京煥) 교수가 최근 일간지를 통해 발표한 「교수정년 감축론」은 곧바로 원로교수들의 기득권 포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대 뿐아니라 교수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안교수는 칼럼 등을 통해 『교수는 개인과 분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60세가 넘으면 연구역량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것이 상식』이라며 『65세까지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끄떡없는데다 다소의 업적이라도 남기면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는 교수사회는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교수는 또 『서울대 총장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정책소견서에는 교수의 복지 이야기는 있어도 치열한 지적 경쟁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한상진(韓相震·사회학) 교수는 최근 이 대학 학생들이 주관한 모의기자회견에서 『서울대는 대학교육의 특별한 수월성(秀越性)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획일화한 대학입시제도로 가장 우수한 신입생을 뽑고 국가고시제도 등을 통해 특권을 확대 재생산, 도전을 모르는 무풍지대에서 일류의식에만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교수들의 자기비판이 잇따르자 이 대학 교수사회는 찬·반양론으로 갈려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부 교수들은 이같은 비판에 대해 『교수집단을 경로당으로 매도하고 있다』 『서울대의 우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공개비판은 소영웅주의적인 행동』이라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교수들은 어떤 형태로든 교수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자연대 모교수는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학문적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야하나 많은 교수들이 신분보장이 없어지는데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며 『최근의 솔직한 자기비판 분위기를 대학의 질적변화를 위한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동준 기자>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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