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0일 오전 귀국에 앞서 수행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일본 다도(茶道)계 대표 센 소시츠(千宗室)씨 등 일본 문화계지도자들과 만나 한일문화교류문제에 대해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통역을 물리치고, 시종 일본어로 대화를 나눠 문화교류에 대한 「열린 마음」을 내보였다. 일 문화계인사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쓰지 히사코, 일본화의 대표격인 우에무라 아츠시(上村淳之), 패션디자이너 모리 하나에(森英惠),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 고려미술관장, 도예가 심수관(沈壽官)씨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도자기문화는 우리가 일본에 전래, 발전시켰지만 상품화할 생각을 못한 반면 일본은 이를 상품화, 큰 돈을 벌었다』며 『오부치(小淵) 총리에게 도자기문화를 받아들여 돈을 많이 벌었으니 도와달라고 말하려다 그래봐야 주지 않을 것 같아 말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좌중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아침 숙소에서 재일동포 경제계의 원로로 구여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이희건(李熙建) 재일한인신용협동조합 회장을 따로 만나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이회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신협의 구조조정을 위해 김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지원을 요청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고 김대통령은 『정권교체와 제2의 건국운동으로 고국이 새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만큼 민단도 과거와는 다른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대변인은 귀국에 앞서 4일간의 체제기간에 있었던 일화들을 소개했다. 일본 정·재계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신속했던 한국의 경제개혁 조치에 대해 거듭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박대변인은 전했다. 아오모토 켄사쿠(靑本健作) 일본수출입은행부총재는 정덕구(鄭德龜) 재경차관과 30억달러 차관제공 서명식에서『김대통령의 금융개혁이 참 부럽다. 일본에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일본 금융개혁의 부진함을 개탄했다는 것. 같은 날 일본국회 연설에는 중의원 500명, 참의원 251명 등 전체 751명중 527명이 참석했는 데 일부는 입석자리에 앉아야 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성장관은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래 일본국회 사상 가장 많은 의원들이 참석, 실질적으로 일본 국회 기록』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이 9일 오후 도쿄 방문을 마치고 오사카로 떠날 때 오부치 총리 부인이 직접 공항에 나와 오부치 총리를 대신해 작별인사를 했는데 이는 일본 의전상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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