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용대상 현 中3 고교 선택부터 갈팡질팡/고교도 새 교육프로그램개발 서로 ‘눈치’만무시험전형제를 골자로 한 2002학년도 대학입시의 세부사항이 마련되지 않아 중학생과 학부모·교사들마다 진로선택과 진학지도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새로운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나서야 하는 고교들도 준비기간이 촉박한데다 현실적·제도적 어려움이 많아 고민에 빠져있다.
특히 2002학년도 무시험전형의 첫 적용대상인 중3생들의 경우 고입시험이 임박했는데도 특수목적고와 평준화고교, 비평준화지역 선발고교 중에서 어떤 학교를 선택해야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평준화지역인 서울 K중학교 3학년 이모(16)군은 『추첨으로 들어간 고교의 학력수준이 처질 경우 지원대학에 따라서는 2002학년도 대입추천때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고 특수목적고를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성적위주 입시틀을 바꿔 개인별 특기와 품성 등을 고려해 뽑는 것도 원칙만 나와있을 뿐이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중3 아들을 둔 박모(42·여)씨는 『아들의 컴퓨터소질을 잘 살려주면 새 입시제도에서는 명문대에 진학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 공고로 보낼 생각도 해본다』며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도무지 아무 것도 결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답답해했다.
비평준화지역인 경기 고양시 백석중학교는 문의가 쇄도하자 아예 이달중 전체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이 학교 3학년담임 장근호(張根鎬) 교사는 『솔직히 교사들도 명문고진학 위주의 지도를 해야할지, 아니면 고교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하향지원을 권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며 『교사와 학부모가 올바른 진학지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이나 대학이 빨리 구체적이고 명확한 후속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달라지는 대입전형방식에 따라 내년부터 전혀 새로운 교육방식을 개발해야 하는 일선 고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 교사들은 『내년 신입생 수업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준비에 나서도 시간이 빠듯하다』며 『그러나 교육과정에 대한 아무런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학교마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정고 진학지도담당 강성렬(姜聲烈) 교사는 『학생들의 재능과 특기를 살리는 특성화교육은 여건상 사실 어렵다』며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이동식 수업이나 외부강사 초빙, 특수교육 등을 병행해야 하는데 현재의 시설과 재정으로는 감당키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경기고 한기성(韓基城) 교무주임은 『인성 등 비교과영역 평가에 대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보장하는 방안을 하루속히 마련하고 학교에 재량권을 대폭 이양, 과목별 수업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상연·이주훈 기자>이상연·이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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