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낮추고 환율 안정시킨후 과감한 경기부양을대외적으로 저금리 저유가 달러약세(엔화강세), 국내적으로 저금리 저임금 저지가등 이른바 「쌍둥이 3저」기류는 한국경제가 심각한 불황터널을 조기탈출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절호의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엔고(高)는 날로 위축되고 있는 수출전선에 큰 활력을 제공, 경제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관련기사 17면>관련기사>
다시 맞기 어려운 이 호기(好機)를 놓치지 않고 파괴된 실물기반을 조기복구하려면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추진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지지부진한 대출금리인하의 고삐를 죄고 ▲환율안정기조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둥이 3저」환경을 효율적으로 활용키 위해선 막연한 통화·재정확대정책(거시정책)보다는 ▲대출금리를 낮춰 기업금융비용을 덜어주고 ▲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환율을 안정시키며 ▲무역금융이 실질적으로 집행되도록 하는등 실물경제 각 부문의 현장애로를 타개해주는 쪽(미시정책)으로 정책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장은 『경기부양책은 결국 기업의 채산성제고를 가로막는 환경을 개선하는 쪽으로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없이 경제회생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달러당 110∼120엔대까지 떨어진 엔화의 강세효과가 국내 수출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려면 원화환율은 달러당 1,300∼1,400원대를 유지해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엔화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10%정도 절상될 경우 무역수지는 10억달러, 무역외수지 3억달러 등 연간 13억달러 정도의 국제수지개선효과가 발생한다』며 『그러나 원화환율도 함께 절상되면 수출개선효과는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엔화강세기조를 수출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려면 원화환율의 과도한 하락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따라서 지금과 같은 달러당 1,300∼1,400원대에서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출금리 역시 과감한 인하가 시급하다. 은행권은 최근 마지못해 대출금리인하에 나서고 있지만 그 폭은 고작 1%포인트 안팎에 그치고 있다. 회사채수익률이 연 10%대, 콜금리 연 6%대, 수신금리도 한자릿수로 떨어졌는데도 은행들의 대출금리인하는 시늉에 그친 셈이다. 기준금리를 한자릿수로 낮췄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기준금리일 뿐 가산금리가 더해진, 기업과 가계가 부담하는 실질금리는 여전히 연 15% 안팎에 달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금리와 예대금리차를 감안하면, 또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전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한 1∼2%포인트의 대출금리 추가인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엔고는 극심한 경제침체기에 도래했다는 점에서 80년대 중반과 90년대 초반, 두차례의 엔고때보다 훨씬 절실하다. 경기부양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만큼 엔고에 대한 우리의 대응도 더이상 안이해서는 안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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