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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펠트스타인·스탠리 피셔/IMF 功過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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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펠트스타인·스탠리 피셔/IMF 功過 논쟁

입력
1998.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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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 기간 중 아시아 등 지역 경제위기에 대한 IMF 처방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은 최고조에 달했다.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과 이코노미스트 지면을 통해 가장 뜨겁게 벌어진 세계적 경제학자 마틴 펠트스타인 미 하버드대 교수와 스탠리 피셔 IMF 부총재간의 IMF 공과(功過) 논쟁을 요약한다.◎“위기관리 지나친 무리수”/급진적 구조조정 요구로 세계투자기관 신뢰저해/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IMF는 아시아 위기를 관리하는데 세가지 실수를 했다. 세계 투자기관의 신뢰를 저해시킨 것이 첫번째이고, 둘째는 채무국에 급진적이며 불필요한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 셋째는 지나친 통화긴축 및 재정정책을 강요한 것이다.

아시아위기는 당사국의 잘못이 일차적 책임이지만, 지금보다는 덜 고통스럽게 해결될 수 있었다. 아시아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경제기초가 건전하기 때문에 대외부채를 갚을 능력이 있었다. 이들은 단기간의 유동성 경색이 문제였지 결코 지불능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IMF는 이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하고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이와는 달리 이들을 무능하고 부패한 경제구조를 가진 것으로 규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는 국제 투자자들에게 투자저해요인으로 작용했을 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대한 국제신용기관의 신뢰를 저해시켰다. IMF는 막대한 자금을 제공했으면서도 이 돈은 통화경색을 푸는데 사용되지 못하고, 반대로 노동 기업구조 조세등 단기재정위기와는 관계없는 분야에 사용됐다.

미셸 캉드쉬 총재는 아시아국가가 IMF에 의한 개혁을 계기로 정책기조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고 말했지만, 이것이야말로 IMF가 얼마나 거만하고 부적절한 일을 해왔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IMF가 한나라 주권에 관한 것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가는 차치하더라도, 환란의 와중에 경제구조를 뒤바꾸려는 것은 구조조정이나 환란해소 그 자체 어느 것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처방 소화못한 당사國탓”/정부·기업 비효율에 원인/성장위한 구조조정 당연/스탠리 피셔 IMF 수석부총재

많은 사람들이 위기국가들에 대한 IMF의 고금리와 급격한 구조조정 정책에 회의를 표시하고 있다. 고금리가 디플레이션을 야기했고, 무리한 구조조정은 경기를 침체시키고 시급한 유동성 위기를 치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금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위기 후에도 저금리를 유지했을 경우 높은 환율에 따라 위기국가들의 대외채무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실제로 한국은 이같은 정책에 따라 현재 위기 당시 보다 현저히 낮아진 안정된 환율을 되찾았다.

구조조정이 꼭 필요했느냐에 대한 회의도 무리가 있다. 나는 아시아 위기의 진앙지는 비효율적인 정부와 기업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위기국에 부담을 덜 주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의 속도와 폭을 점진적으로 조정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점진적 구조조정은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는 시간이 아니라 의지라고 본다.

IMF 처방의 실패는 처방 자체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처방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위기국의 머뭇거리는 태도 때문이며, 바람직하지 않은 외부 환경 때문이다. 일례로 멕시코 위기 당시 멕시코 경제는 수출증대로 활력을 찾았으나, 한국 인도네시아 등은 오히려 일본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까지 줄게됐다.

IMF에 대한 비판과 개혁론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야 한다.<정리=장인철·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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