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앞으로 과거 왜곡발언 않을것”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는 8일 한일 양국의 과거사 정리 등을 담은 21세기 공동선언을 채택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공동선언의 의미 및 양국 협력방안 등에 답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과거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의 사과성 발언이 있었으나 번번이 이를 왜곡하는 발언이 나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오부치 총리=일본정부는 일본이 과거 한국에 다대한 손해를 끼치고 고통을 안겨준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인정했다. 일본정부의 책임있는 사람들이 서명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왜곡하는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의 입장이 명확히 천명됐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도 이를 존중할 것으로 본다.
▲김대통령=모든 여건이 과거와 다르고, 또 앞으로 달라져야 한다. 일본정부의 과거사 표명은 문서화했다는 게 지금까지와는 대단히 다른 것이다. 한국을 직접 지칭하고 우리에게 가한 피해를 반성, 사죄하는 뜻을 표했기 때문에 그 무게가 과거와는 다르다. 그러나 양국지도자와 국민의 성의있는 뒷받침이 있어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으므로 노력을 해야 한다.
아키히토(明仁)천황의 방한 초청을 했다는데.
▲김대통령=기본조약이 체결된 지 33년이 지났는 데도 천황의 방한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부자연스런 일이다. 새 동반자 관계의 출발을 선언한 공동선언이 향후 양국관계에 큰 발전적 영향을 줄 것이다. 월드컵공동주최라는 공동목표도 갖고 있고 일본 대중문화가 단계적으로 한국에 개방되면, 일본천황의 영접이 따뜻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일본 대중문화교류의 의미는.
▲김대통령=일본문화의 개방을 추진한 것은 양국의 이해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대중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해왔는데 상당한 속도를 갖고 개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대통령은 25년전 도쿄납치사건의 당사자였다. 이제 대통령으로 돌아왔는 데 방일중 이 문제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입장인가.
▲김대통령=납치사건과 관련해 양국정부에 어떤 문제도 제기하지 않고 관련자의 처벌도 요구치 않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진상규명문제는 적절한 방법을 통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인데 장래 필요한 경우 의견을 밝힐 수있을 것입니다.
정상회담의 경제적 의미는.
▲김대통령=두가지 문제를 짚고 싶다. 첫째 일본도 스스로 어려운 형편에 우리 경제를 지원해준 것을 감사히 생각하면서 철저한 경제개혁으로 우리 경제를 반드시 회복시켜 일본의 지원이 보람있게 되도록 하겠다. 둘째는 일본 투자가들이 한국에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무역도 상호이익의 원칙하에서 추진하겠다. 일본에 불리했던 수입다변화정책도 기한을 앞당겨 폐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도쿄=유승우 기자>도쿄=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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