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제품의 특징 장점 우월성 등을 경쟁사와 비교해 표현하는 광고를 비교광고라고 한다. 비교광고는 경쟁사가 구체적으로 언급되는가에 따라 직접광고와 간접광고로 분류될 수 있다.직접 비교광고는 특정 경쟁상표를 명시하면서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광고다. 『지는 IBM이 있으면 뜨는 컴팩이 있다』와 같은 광고가 여기에 해당한다. 간접 비교광고는 경쟁상표를 명시하지 않으면서 제품의 우월성을 제기하는 광고다. 『새 비행기를 타시겠습니까? 헌 비행기를 타시겠습니까?』라는 카피로 비행기 기령과 서비스를 대한항공과 비교한 아시아나항공의 광고가 그런 예다.
비교광고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성공적인 비교광고 사례로 꼽히는 「에이비스(AVIS)」 렌터카의 예를 들어보자. 60년대 미국 렌터카업계 1위는 「허츠(Hertz)」였다. 에이비스의 매출액은 허츠의 4분의 1에 불과했고 13년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이런 힘겨운 상황에서 에이비스가 내놓은 광고는 「우리는 2위입니다」라는 것이었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 1등만을 기억할 뿐이다. 그래서 모두들 자기가 1등이라고 외치는데 『우리는 2위그래서 더욱 열심히 노력합니다』라고 말하는 에이비스의 광고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어쨌든 에이비스는 이 광고를 시작한 뒤 흑자기업으로 돌아섰고 매출액도 35% 이상 늘어나는 등 대성공을 거두었다. 1위였던 허츠의 시장점유율은 60%에서 45%로 하락했다.
그렇다면 이 광고의 성공비결은 뭘까. 첫째, 업계 2위라는 자사의 약점을 스스로 고백하는 용기와 결단이 돋보인다. 사실 자기회사를 업계 2위라고 인정한 광고는 세계 광고사상 최초였다. 이런 고백이 사람들의 약자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시켰다.
둘째, 2등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에이비스는 큰 고기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는 작은 고기이며, 2등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다』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었다.
셋째, 에이비스를 선두주자에 맞서는 당당한 2위자리에 설정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을 허츠와 에이비스의 경쟁구도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소비자들의 인식상 여러 렌터카 회사중의 하나에 불과했던 에이비스가 허츠의 당당한 대안으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비교광고라면 무조건 경쟁사를 헐뜯거나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 현실에 비춰 에이비스의 광고는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고 볼 수 있다.<이유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이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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