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회사는 관리비 줄이고 대행업체는 수수료 챙겨/모두에 이익되는 ‘윈윈게임’ 제일제당사조산업 등 잇단 제휴이제는 유통망도 사고 파는 시대가 됐다. 전혀 다른 회사끼리 유통망을 공유하는 「원 포 원(One for One)」식 「물류동맹(物流同盟)」이 급부상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조업체들이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자체 유통망을 유지하는 대신 다른 회사에 물류시스템을 대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제일제당의 물류동맹
제일제당은 전국 곳곳의 구멍가게에까지 실핏줄처럼 퍼져있는 자체 유통망을 사업화에 성공시킨 대표적인 기업이다.
제일제당은 물류유통 서비스 회사인 CJ GLS사를 계열사로 설립, 농협을 비롯해 사조산업 한국네슬레 한국존슨 동산C&G 몽고간장 등 30여개사의 물품을 자신들의 유통망을 통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특히 제일제당 화장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동산C&G의 이루세(중소기업 화장품 공동브랜드) 등과도 위탁대행 계약을 체결, 「물류는 공동, 영업은 경쟁」이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암웨이와 풀무원의 원포원 마케팅
방문판매원들이 고객들을 집으로 일일이 찾아가는 「일대일 마케팅」으로 막강한 유통력을 갖고 있는 한국암웨이도 「원포원 마케팅」이라고 이름붙여진 물류동맹을 운영중이다.
한국암웨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못 알려진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한국경제회생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자체유통망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원포원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쌍방울 오뚜기 파스퇴르유업 농심켈로그 등이다.
암웨이는 또 자회사인 뉴트리라이트사를 활용, 한국 특산품인 인삼정제나 추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한편 인삼원료를 미국 현지공장에서 가공, 복합 영양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밖에 풀무원도 한미약품(주)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 지난달 15일부터 한미약품의 100% 유기농「안심」쥬스를 자체 배달망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물류동맹은 「윈윈」 게임
물류동맹이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위탁업체와 대행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 게임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위탁업체는 불필요한 물류시스템 관리비용을 줄이고 대행업체는 어차피 가동해야 할 유통망을 통해 대행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일제당과 물류동맹을 맺은 사조산업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사조산업은 제일제당측과 지난해 4월부터 참치캔의 판매 및 물류위탁 대행계약을 체결했는데 98년 3월까지 1년동안의 매출액은 260억원으로 업무제휴전 같은 기간(241억원)에 비해 21% 증가했다.
사조산업은 91년까지 전체 참치캔 시장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선도자였는데 이후 경쟁업체에 밀려 96년말에는 점유율이 5.6%까지 떨어졌었다. 업계관계자들은 『사조산업이 물류부문을 아웃소싱한뒤 역량을 제품개발에 투자, 97년말에는 점유율을 12.9%로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대행업체인 제일제당도 짭짤한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사조산업을 비롯, 30여개 업체와 물류동맹 계약을 맺고 있다』며 『98년 700억원의 운송수수료를 달성한뒤 내년에는 3,500억원, 2000년에는 5,000억원의 취급고를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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