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무어의 뒤를 잇는 영국조각의 거장 앤터니 카로(74) 조각전이 20일까지 국제화랑(027358449)에서 열리고 있다.런던 로열 아카데미 출신인 앤터니 카로는 50년대 헨리 무어의 조수를 거치기도 했지만 미국 모더니즘이론의 대부였던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와의 만남 이후 자신만의 독특한 조각세계를 펼쳐왔다. 덩어리를 깎아내는 전통적 조각방식이 아닌 철판이나 아이빔등 산업재료를 「쌓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조각문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좌대를 이용하지 않고 바닥에 작품을 배치하는 방식도 이채롭다. 건축적 조각에 채색을 한 그의 작품은 모더니즘조각의 새로운 전형으로 평가받으면서 그에게 세계적인 조각가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60년대 기학학적 구조에서 시작한 그의 작품은 70년대 불규칙하게 잘려진 역동적 구조로 변했다가 80년대에 들어서는 다시 초기의 경향을 탐색하는 경로를 거친다. 카로는 89년 워커힐미술관에서 대규모 전시를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고 상업화랑 전시로는 이번이 3번째이다.
94년 국제화랑 전시에서는 철을 소재로 한 작가의식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재료의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89년 서울 방문 선물로 받은 도자기 상자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육면체 형태의 소품 「큐빅 시리즈」, 납과 나무를 결합한 「Lead & Wood」 시리즈, 조각의 한 과정인 용접과 캐스팅을 작업의 궁극적 결과물로 승화시킨 「Casting & Welding」방식의 작품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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