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매년 1조980억달러(1,500조원)에 해당하는 자연을 잃고 있다. 스위스 주네브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최근 발간한 「살아 있는 지구」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있다. WWF는 지나친 인구증가와 소비로 지구의 환경이 날로 악화하고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자연이 손상될 날이 멀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WWF는 「살아 있는 지구의 지수(LPI)」란 방법을 이용해 지구의 자연상태를 조사했다. LPI는 자연생태계의 건전성과 생물의 다양성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산림 호수 하천의 변화 실태를 근거로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95년도 지구의 LPI는 70년과 비교해 약 3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산림이나 강 하천의 생물이 25년 사이에 3분의 1 가까이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구자연보호연합(IUCN)은 지난 4월8일 지구에 서식하는 고등식물 27만종중 7분의 1인 3만8,000종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개발에 따른 서식지의 감소와 인간이 운반한 외래종에 의해 재래종이 구축됨에 따라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의약품의 원료가 되는 식물들이 모습을 감춤에 따라 앞으로 인류의 건강유지까지 염려되는 상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WWF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90∼95년에는 지구의 생태계가 매년 3%정도씩 손상됐다. 매년 이로 인한 분야별 경제손실액은 해양생태계 7,750억달러, 담수생태계 2,910억달러, 산림 320억달러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국토면적까지 작은 형편에 공업화와 개발로 강과 하천이 죽어가고, 그린벨트까지 야금 야금 잠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WWF의 경고를 더욱 귀담아 들어야 한다. 자연이 사라진 지구란 상상하는 것조차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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