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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스템’ 바꿔라/鄭宗燮 건국대 교수·변호사(한국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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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스템’ 바꿔라/鄭宗燮 건국대 교수·변호사(한국논단)

입력
1998.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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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는 현재 시간, 유럽 선진국에는 진취적인 정부가 들어서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개혁이 분주하다. 새로운 리더들이 나와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웃 나라들과 힘있는 외교를 펼쳐나가고 있다. 부럽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가 이럴진대 그를 따라가야할 우리는 자고 나면 싸움박질이나 하고 있으니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한심하다.우리나라도 정부가 바뀌고, 국회에도 국회의장과 사무총장, 차장들이 바뀌었다. 이번 정부에서는 국회의장이 대통령에 의해 점지되지 않기를 바랬으나 그 기대는 무산되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국회가 과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 땅에서는 정쟁으로 국회가 마비상태에 있지만 국회 역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국회의 힘을 빼느라 거의 밀쳐두다시피 했지만 국가의 면모를 일신하자면 반드시 국회의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국회의 구조조정을 국회의원의 수나 줄이는 것으로 안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 국회의 구조조정은 국회의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있게 국회사무처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일이다. 국회사무처 본연의 임무는 국회의원들의 입법업무를 지원하는 것인 만큼 그 역할과 기능에 맞게 새 모습을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사무처는 일반 행정업무가 입법지원 업무에 비하여 비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무엇보다 이러한 기능상의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일반 행정쪽의 조직과 인원을 대폭 축소하고 입법지원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회의 업무중 가장 중요한 법제업무와 예결산업무는 법제예산실 하나로 감당하고 있으나 인력이나 기구면에서 왜소하기 짝이 없다. 법제실과 예산실로 확대 개편하고 입법조사분석실을 전면 개편하여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입법조사기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입법지원기구의 확대개편에는 조직의 확대뿐만 아니라 이런 기구가 제기능을 하기 위한 획기적인 인사제도의 개혁이 있어야 한다. 낡은 관료주의의 병폐를 척결하고 외부 전문가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수준 높은 인력이 국회의 입법지원 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인력 충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사무처에서는 입법지원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을 특별히 전문가로 양성하고 그에 대한 인사상의 혜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입법지원 기구를 확충함에 있어서는 행정부의 법제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국가적 수준의 입법지원 기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보면 법제처와 통합하여 입법지원 기구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럴 경우 현재 다수 배출되는 변호사들을 흡수하여 그야말로 법률가들이 입법전문가로 활동할 수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의원입법을 활성화하고 예결산 업무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데는 입법지원 기구의 수준높은 지원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입법지원 기구가 제대로 갖춰져야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무능한 자들이 국회의원 해보겠다고 덤비는 한심한 상황를 타개하는데는 바로 이러한 국회의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건달이나 활개치는 국회를 이대로 놔둘 것인지 아니면 능력있는 인재들이 열심히 일하는 새 시대의 새로운 국민대표의 전당을 만들 것인지 이제는 결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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