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신숙주 例들며 선린 강조… 천황 “王仁 박사가 日 태자 교육”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7일 낮 일본 하네다(羽田) 국제공항에 도착, 숙소인 도쿄(東京)시내 영빈관 앞뜰에서 열린 공식환영식 참석을 시작으로 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이날 저녁 7시30분부터 아키히토(明仁)천황이 황궁 호메이덴(豊明展)에서 주최한 국빈만찬은 시종 격조있고 우호적인 분위기속에 당초 예정시간을 넘겨가며 3시간35분동안 계속됐다. 김대통령은 만찬답사에서 양국간의 불행한 과거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미래지향적 선린관계등 밝은 측면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김대통령은 『15세기 중엽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신숙주(申叔舟)는 「해동제국기(海東諸國記)」에서 「이웃 나라를 대하는 데는 예가 기본이며, 그런 다음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적었다』면서 『이는 500년후 우리 모두에게 주는 의미가 자못 크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와 평화주의를 이룩한 전후 일본의 성공은 양국관계를 위해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오랜 우방끼리 우호를 다지고 세계의 무대에 나가면 역사를 바르게 계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히토 천황은 만찬사에서 『일의대수(一衣帶水)를 끼고 있는 귀국과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교류가 있었고, 귀국의 문화가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말하고 『일본서기에는 백제의 아화왕(阿華王), 왕인(王仁) 박사가 오진(應神) 천황의 태자를 가르쳤다고 돼있다』며 역사적 유대를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국빈만찬에 앞서 뉴오타니 호텔에서 도쿄주재 한국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20세기 초에 시작된 양국간의 불행이 20세기 안에 마무리되는 계기가 돼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한일 공동선언의 「역사 인식」과 관련, 『일본이 과거를 바로 보고 반성·사과하는 용기가 필요하고, 한국은 전후 일본의 평화 노력과 개도국 지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많은 국민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들과의 간담회는 700여명의 동포들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 김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제게 보내준 큰 성원에 힘입어 고난의 세월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돼 이 자리에 왔다』며 감회를 피력했다.
○…도착후 첫 공식행사인 환영식에서는 김대통령 내외가 일본 외무성 의전장인 가와무라 다케가즈(河村武和) 수석영접위원의 안내로 영빈관 거실에서 현관 홀에 입장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아키히토 천황 내외도 현관에 도착, 가와무라 의전장의 소개로 첫 상면인사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김대통령 내외는 팡파르가 울리는 가운데 천황 내외의 안내로 테라스로 자리를 옮겨 양국 국기에 경례한 후 대기중인 나루히토(德仁) 황태자 내외를 비롯, 황족대표 및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 내외와 인사를 나눴다. 김대통령은 이어 혼자 의장대를 사열한 뒤 일본측 환영인사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20분간에 걸친 환영식을 끝냈다.
환영식에는 도쿄 한국학교 학생과 교포 등도 100여명 참석, 태극기를 흔들며 김대통령 내외의 일본 국빈방문을 반겼다.<도쿄=유승우 기자>도쿄=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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