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방일 계기 시민단체 촉구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시민단체들이 일본이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에 봉안해 놓은 2만여기의 한국인 영새(靈璽) 말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영새란 일본민족수호를 위해 생명을 바친 영혼들을 명부화한 것. 일본은 지난 72년 종교법인인 야스쿠니신사내에 영새부봉안전을 마련, 약 246만위 이상을 합사(合祀)해 놓았다. 그 중에는 태평양 전쟁에서 희생된 한국인 원혼 2만1,188위가 포함돼 있다.
시민단체들은 영새봉안자체가 한국인 정서에 반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일본측의 일방적인 조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태평양전쟁시 남방전투에 동원됐다 살아남은 전우들의 모임인 남풍회회장 유기화(柳琦華·78·예비역 준장)씨는 이날 『신사가 일본의 영광과 민족수호를 위해 순국한 영혼을 기리는 장소라는 것을 감안하면 희생된 한국인 영혼의 영새화는 과거역사의 연장기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살아서 일본군에 동원된 것도 억울한데 죽어서까지 일본의 제사밥을 먹고 있는 셈』이라고 분개했다. 4차례 야스쿠니신사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는 유씨는 『청와대에 영새말소를 위한 탄원서를 내겠다』고 말했다.
법적대응을 고려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태평양전쟁유족회 김은식(金銀植·28) 사무국장은 『일본측이 한국인 유족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전몰 군인, 군속을 영새화한 것은 죽은 사람의 종교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변호사에게 법률적 검토를 의뢰해 놓았다』며 『이와 함께 영새문제에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한일양국정부에 외교적 노력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손석민 기자>손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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