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손영목 ‘친척’/잊혀진 핏줄 되돌아 본 ‘추억의 삽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손영목 ‘친척’/잊혀진 핏줄 되돌아 본 ‘추억의 삽화’

입력
1998.10.07 00:00
0 0

◎어려울때 훌쩍떠나 만난 혈육들 그들이 전해주는 情과 삶의 의미많은 이들이 추석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함께 제사 모시고 성묘도 다녀오고 이야기꽃도 피웠을 것이다. 이제는 호칭마저 낯선 재종숙(再從叔) 삼종형제(三從兄弟)를 만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친척들은 우리에게 누구일까.

소설가 손영목(53)씨의 「친척」(강 발행)은 그 질문을 던지고 답한 글이다. 손씨도 IMF사태로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다. 그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로? 손씨에게 떠오른 생각이 『이 기회에 친척들을 두루 만나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친척」은 손씨가 「사는 데 급급해 돌아보지 못한, 지난 날 나에게 그려준 애틋하고 아름다운 추억의 삽화가 그렇게도 많은」 친척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찾아보고 나눈 대화, 그들의 삶이 전해준 따스하고 눈물겨운 감동을 적은 기록이다. 서울을 떠나 통영과 거제를 거쳐 부산까지, 손씨는 잊고 살던 친척들을 두루 만났다.

그들의 모습은 손씨 고모의 말처럼 『세상을 살아감서 만사가 실타래 풀리듯이 술술 풀리몬 무슨 걱정이 있겄노』라며 저마다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말하면서도 『그 힘든 거를 이겨내는 데에 사람이 살아가는 가치가 있는 거 아이겄나』라는 생각으로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다. 『잊고 지냈다면 그 친척을 한 번 찾아보십시오. 그들은 눈물겨울 정도로 반겨 맞아줄 것입니다. 그리하여 단절됐던 관계를 복원하는 날, 잃은 줄도 모르고 잊고 있던 소중한 행복 하나를 되찾았다고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손씨가 전하는 것은 바로 사람살이의 의미다.<하종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