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비켜난 새로운 공방「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이 한나라당측의 고문조작설 제기로 본질을 비켜나 새로운 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주장과 검찰, 안기부측의 반박을 정리한다.
한나라당은 우선 한성기(韓成基·39)씨가 지난달 14일 서울지검 1143호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오랜 시간동안 시멘트바닥에 무릎을 꿇려 무릎에 상처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8월31일부터 지난달 14일까지 조사과정에서 40대 중반의 과장급 한 명을 포함한 안기부 수사관 4명이 돌아가며 구타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한씨도 지난 5일 법정에 출석, 상처를 내보이며 『조사과정에서 수차례 구타를 당했으며 지난달 14일에는 무릎을 짓밟히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안기부측은 20일이 지난 현재까지 무릎에 상처가 남아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안기부는 『오히려 한씨가 일부러 상처를 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역(逆) 조작설」을 펴고 있다. 안기부는 특히 ▲한씨에 대한 검찰청사 조사 당시 호송교도관이 입회했고 ▲조사실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 무릎에 상처가 날 이유가 없다는 것 등을 반박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안기부측은 『한씨가 9월23일 무릎상처에 대한 언급없이 어깨와 흉부통증만을 호소해 와 근육이완제를 투여했다』고 밝혀, 어깨등에 대한 구타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또 장석중(張錫重·48)씨 역시 지난달 5∼7일에 48시간가량 안기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머리와 가슴, 배 등을 구타당해 왼쪽 눈에 마비증세까지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씨도 법정에서 지난달 14일 회사 사무실 거울앞에서 스스로 촬영했다는 피멍든 사진 7∼8장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안기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알리바이」를 내세워 반박하고 있다. 안기부측은 『지난달 7일 장씨를 귀가시킬 당시 수사관 2명이 동행,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단란주점에까지 갔다』며 「증인」까지 제시했다.
안기부는 이와 함께 같은달 17일 장씨를 구속시킬 당시 서울구치소 의무실에서 신체검사를 했으나 외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재소자 건강진단부」를 공개하는 한편, 장씨가 증거로 제출한 사진에 얼굴이 없는 점을 들어 조작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한씨와 장씨에 대한 신체감정 결과는 빨라도 3∼4일 후에야 나올 것으로 보인다.<이영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