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머니의 모습 3년간 일기형식 담아/인간의 실존적 고독 생생사랑하는 남자와의 이별 이후를 그린 「단순한 열정」, 아버지의 죽음을 내용으로 한 「아버지의 자리」등 상실의 감정을 특유의 강렬한 문체로 그린 작품들로 국내 독자들에게 알려진 프랑스 여성소설가 아니 에르노(58)의 신작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열림원 발행)가 번역됐다.
아니 에르노의 글쓰기의 동기는 한결같이 결핍의 체험이다. 작가 자신의 감정과 소설 사이의 간격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진솔하고 그래서 더 강렬한 단문과 극도의 생략법은 그 체험을 드러내는 도구다. 「나는 …」에서 아니 에르노에게 새로 다가온 결핍은 어머니라는 존재. 치매에 걸린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쓴 3년간의 문병일기 형식의 작품이다. 아니 에르노는 죽음을 앞둔 어머니의 가혹한 피폐상태와 함께 자신의 감정변화를 세세하게 보여주며 『모든 것이 뒤바뀌어 이제는 어머니가 나의 어린 딸이 되었다』고 말한다. 한계상황에 서 있는 인간의 실존적 고독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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