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춤으로 한평생을 살아온 명인들이 추석연휴에 관객과 만난다. 4, 5일 오후5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명무초청공연은 우리 춤의 옛 법도와 원형을 확인할 귀중한 기회다. 1부 반열의 춤, 2부 지킴이로 짜여 있다.
군산 대구 진주 등 지방에 묻혀 사는 장금도(70) 김수악(72) 김덕명(74) 권명화(64) 명인이 1부 반열의 춤에 초청됐다. 이들은 10대 시절 권번(券番·일제시대 기생조합)에서 가무악을 두루 익혀 전통이 변질 또는 단절되기 전인 20세기 초 춤의 참멋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콩기름 절듯 가락과 장단이 몸에 푹 밴 달인들이다. 70세 안팎의 고령이니 이만한 춤꾼들을 한 자리에 모으기란 훗날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장금도의 동살풀이는 잘게 부순 사위, 잠시 멈춤으로써 속도의 진폭을 더 키워낸다. 김수악은 춤 뿐 아니라 소리에도 빼어나 천하명창 만정 김소희로부터 『구음(口音)만큼은 김수악이 제일』이라는 말을 들었다. 김덕명은 넘치는 끼를 어쩌지못해 남자로는 드물게 권번에서 춤을 배웠다. 그는 양산사찰학춤을 도포에 갓 쓴 한량차림으로 춘다. 권명화의 살풀이는 대구춤맥의 가장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박지홍류다.
2부 지킴이 순서에서는 30∼50대 춤꾼들이 나와 전라도 소고춤과 경상도 마당춤을 공연한다. 마당춤이라 하면 탈춤 농악 등에서 추던 춤을 가리킨다. 정인삼(56)의 고깔소고춤, 김운태(36)의 채상소고춤은 전라도농악의 꽃이다. 하용부의 범부춤, 이윤석의 덧배기춤은 각각 밀양백중놀이, 고성오광대놀이에서 추는 경상도 것이다. 모두 둘째 가라면 서러울 명인이다. (02)3329492<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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