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통령선거직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비선조직이 북한측에 판문점에서 총격전을 일으켜 주도록 요청한 혐의에 대해 검찰과 안기부가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을 준다. 그동안 세간에서 나돌았던 「북한이 우리 선거의 키를 쥐고 있다」는 말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국가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제다. 관계당국은 하루속히 적과의 내통사건에 대한 진상을 명명백백히 조사한후 이를 공개해야 한다.그동안 대통령선거 때마다 집권세력측에서 북한을 선거전에 끌어들인다는 이른바 북풍공작 의혹이 야당측으로부터 제기되곤 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야당의 주장은 검증받을 기회도 갖지 못한채 선거후 한낱 유언비어차원에서 사그라들곤 했다. 반세기만에 이뤄진 정권교체로 인해 야당측의 이같은 주장은 마침내 사실여부의 확인과정을 거치게 됐다. 국가장래를 위해 다행한 일이다.
알려진바로는 북한군 총격유인사건은 한나라당 대선캠프의 한 비선조직에 의해 기도됐다고 한다. 청와대 행정관 한사람과 몇사람의 조직원들이 베이징(北京)을 오가며 북한측과 접촉해 선거전에서 불리한 한나라당 이후보를 위해 북한군의 판문점유인을 기도했다는 것이 혐의내용이다. 비선조직의 과잉충성에서 빚어진 일인지, 아니면 이후보나 한나라당까지 개입됐는지 현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핵심적 역할을 한 청와대행정관이 전 정권핵심인사인 모의원의 생질이고, 또 이후보와도 보고차 접촉이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의아심을 갖게 한다.
다시는 이같이 부도덕한 선거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정치권도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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