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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으로 놀랍고 비통하다”/제2北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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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참으로 놀랍고 비통하다”/제2北風

입력
1998.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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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통령에 1週前 사건 보고”/‘野 지도부 어떻게든 관련’ 심증청와대는 1일 지난해 대선당시 이회창(李會昌) 후보 비선조직이 북한측에 판문점 총격을 요청했다는 검찰 수사내용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배후」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의 현 지도부가 어떤 형태로든 관련됐을 것이라는 심증을 굳힌 상태다. 청와대는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를 「역사의 단죄」라는 시각으로 보고 있어 당분간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고위 사정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오정은(吳靜恩) 한성기(韓成基) 장석중(張錫重) 세 명만의 단독 범행으로 볼 수 없다』 면서 『엄청난 일을 벌일 때는 당연히 상부의 지시가 있어야 하고, 따라서 수사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는 한나라당측도 표적사정이라는 얘기를 하기 힘들 것』라고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 뒤, 『북한을 선거에 이용하는 관행을 완전히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에는 일주일전 사건이 보고됐다』면서 『보고를 받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대선때 온갖 용공음해가 있었지만 북한과 접촉해 총격전까지 일어나도록 시도했다니, 참으로 놀랍고 비통한 심정마저 든다』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이어 『현재 실무선까지 밝혀진 이 사건에 상층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 지는 수사를 지켜봐야 안다』면서도 『이런 엄청난 내용을 한나라당과 이후보가 몰랐을 지 의구심이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총재를 겨냥했다.

청와대는 이와함께 야권과 「내통」여부로 구설수에 올랐던 오정은(吳精恩) 전 민정비서실 행정관의 구체적인 혐의가 밝혀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씨는 새 정부 출범후에도 민정비서실에 계속 근무했으나, 4·2 재보선에서 청와대 내부정보가 야권에 누출되고 있다는 의혹이 일면서 안기부의 내사를 받다가 6월말 의원면직됐다. 오씨는 96년 4·11총선때 박대변인의 선거구(부천소사)에서 발생한 흑색선전물 작성·살포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대변인은 청와대에 들어온 뒤 『모두 용서할 테니 사실대로 얘기해보라』고 추궁했으나, 오씨는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정치쟁점화하는 바람에 새 정부 출범초에 있었던 1차 북풍사건 수사처럼 충분한 시비를 가리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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