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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2단계 구조조정 과제/클린뱅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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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2단계 구조조정 과제/클린뱅크 시대

입력
1998.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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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조치 끝내고 본격 시술로/“잠재부실 눈덩이” 과감한 정부지원 필요/외자유치 위해 경영투명성 확보도 시급은행 구조조정이 10월부터 2단계에 접어들었다. 1단계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발생한 급성 부실에 대한 응급처치, 은행 부실에 대한 체계적 진단, 이에 따른 기초 시술이 병행됐다. 2단계에서는 응급처방과 기초 시술을 보완하고 1단계에서 마련한 진단서를 토대로 은행의 체질을 뜯어고칠 본격적인 처방에 돌입한다. 그러나, 1단계도 마찬가지였지만 2단계 은행 구조조정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부실 청소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64조원의 청소비용을 들여 76조∼86조원 규모의 금융권 부실채권을 정리토록 해 6월말 현재 총여신의 10.2%에 이르는 부실채권비율을 내년 상반기중 1.5%로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6월말 현재 금융기관 부실채권 규모는 71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연말엔 110조∼120조원대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기업 추가 부실화, 대출 연장·감면 등을 골자로 한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부실채권이 이처럼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정부가 64조원이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도 잠재돼 있다가 드러나는 부실채권을 모두 청소하기엔 힘겨울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은행들이 부실이 없는 「클린뱅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뜨겁게 달군 무쇠솥에 찔끔찔끔 물을 부으면 물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무쇠솥」론을 편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물(재정 자금)을 아끼다가 자칫 아무런 효과도 보지못하고 물만 낭비하는 꼴이 되기 십상이란 지적이다.

■외자 유치

1단계 구조조정에서 보류됐던 은행들의 외자유치전이 2단계에 본격화할 전망이다. 조흥은행은 10월말까지 외자유치의 가시적 성과를 보이기로 경영개선계획서를 통해 약속했고 상업 한일 합병은행도 재정지원과 대규모 인원감축등을 계기로 외자유치전에 돌입할 수 있게됐다. 서울·제일은행의 국제입찰도 외자유치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외자유치는 외국인들의 자본금 출자를 끌어내는 것으로 단순히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 것이외에 은행 경영의 선진화, 투명화를 촉진하고 결국 국내 은행의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어 2단계 구조조정의 핵심과제이다.

■새로운 경영시스템

외자유치에 성공하려면 은행부터 바뀌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의 대외신인도 하락은 국가신인도 하락과 맞물려있지만 관치금융, 책임경영 부재, 낙후한 여신관행, 수익성보다 외형위주의 경영 등 은행 자체의 고질병과도 직결돼 있다. 정부가 은행 경영진을 대폭 교체, 외부 또는 외국인 전문가의 영입을 적극 추진해온 것도 이같은 은행 체질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 융화

1단계 구조조정에서 3개 합병은행이 가시화했고 5개 퇴출은행이 5개 우량은행에 인수됐다. 따라서 이들 은행들이 얼마나 빠른 시간에 「한 조직」으로 융화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일본의 경우 조직 융화의 실패로 합병은행은 초대형 선도은행(슈퍼은행)이 아닌 「슈퍼부실은행」으로 전락했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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