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뱅크, 리딩뱅크로의 변신 방법으로 합병을 택한 국민 장기신용은행과 상업 한일은행, 하나 보람은행은 한창 합병작업에 몰두해 있다. 이들은 지금의 밑그림이 자신의 21세기를 결정한다는 판단아래 최적의 방안 찾기에 여념이 없다. 각 합병은행들의 현황과 변신 전략을 살펴본다.<편집자주> ◎국민은행·장기신용은행/도·소매 원스톱뱅킹 장점 최대부각 편집자주>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합병은 기업부문의 도매금융에 강한 은행과 가계금융부분에서 노하우를 지닌 은행이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합병이다. 특히 100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자산규모에다 자발적인 합병으로 빠른 조직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선도은행 역할에 대한 금융계의 기대감이 크다.
두 은행은 ▲소매금융과 도매금융 ▲국내영업과 국제영업 ▲낮은 원가의 자금조달능력과 고수익 자금운용능력을 결합해 서로 보완, 상승효과를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장신은행이 가진 가계예금의 노하우와 채권부문의 실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수신고객에게 다양하고 안전한 금융상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두 은행은 기존 고객들이 두 은행 거래 점포를 그대로 이용하면서 각각의 은행에서 따로 거래하던 금융거래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뱅킹서비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장기신용은행의 점포를 독립사업부제로 운영, 자율성을 보장하면서 전체 점포체계는 저비용 고효율 방식의 거점위성(Hub&Spoke) 방식으로 재편할 방침이다.
대외신인도를 높이고 자본금을 늘려 안전한 금융사업 기반을 갖추기 위해 외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등의 몇 개 금융기관으로부터 6억달러에 이르는 외자를 들여온다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두 은행은 우량은행간 자발적인 합병에 따른 「윈윈」전략를 지향, 단순한 산술적 결합이 아닌 획기적인 선진금융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로운 은행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전략과 조직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합병추진과정을 자문할 전문 컨설팅회사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BCG, 앤더슨컨설팅 등 4개사로부터 제안을 받아놓은 상태며 이 가운데 1개 회사를 선정, 합병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기본 전략, 조직 개편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술등을 제시받을 계획이다.
국민장신은행은 성과와 능력중심의 인사체계를 갖추기 위해 연봉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등 선진 은행의 모습으로 빠르게 변신할 전망이다.<김범수 기자>김범수>
◎상업은행·한일은행/중복점포 통합 등 체질 과감히 개선
서울 중구 소공동 해운센터빌딩 신관 10층의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원회 사무실은 요즘 밤늦도록 불이 꺼질 줄 모른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본점의 중간지점에 자리잡은 이 곳에서는 두 은행에서 차출된 정예직원 90여명이 21세기를 이끌어갈 선도은행의 밑그림을 그려가느라 여념이 없다.
이달말께 완성될 합병 이행계획서의 내용을 미리 들여다 보면 상업한일은행은 현재 5.42%인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내년말까지 10%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두 은행을 합쳐 105조원인 자산규모를 2004년에는 145조원대로 늘려 명실공히 세계 굴지은행들과 어깨를 겨루는 대형우량은행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선도은행의 지위가 그냥 앉아서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상업한일은행은 「선도은행」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 반경 1.6㎞내에 있는 두 은행의 중복점포는 모두 통합하기로 했다. 또 이익을 최우선기준으로 점포들의 실적을 재평가, 생산성이 낮은 점포 역시 과감히 정리한다. 점포정리에만 초점을 맞추다 고객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고객유지팀」을 태스크포스로 구성,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오히려 강화할 방침이다. 효율성이 낮은 자회사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고정자산들을 매각하며 유휴인력도 정리, 은행의 체질을 완전히 바꾼 「새 은행(New Bank)」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상업한일은행이 마련하고 있는 선도은행도약 플랜이다.
정부의 지원은 상업한일은행의 선도은행화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성업공사는 상업한일은행의 현재 무수익여신 4조2,000억원 가운데 3조7,000억원어치를 매입해줄 방침이다. 이후 추가로 발생하는 부실채권은 부실채권 전담은행인 「배드뱅크(Bad Bank)」를 통해 자체적으로 정리한다.
상업한일은행은 직원간 융화를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상호 교차인사이동과 직원융화연수, 능력위주 발탁인사등을 통해 직원들이 「한 가족」이라는 인식을 갖고 새 은행이름과 유니폼으로 단장, 은행합병의 모범을 만들어 보이겠다는게 이들의 각오다.<김준형 기자>김준형>
◎하나은행·보람은행/내실바탕 국제수준 수익성 추구
하나보람은행은 사실상 국내 은행 처음인 자발적인 우량은행간 합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합병은행 규모는 다른 은행 합병보다 작지만 그동안 생산성 높은 은행경영를 해 온 탓에 선진기법을 이용한 실질적인 선도은행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나보람은행은 합병과 함께 국제적 수준의 자본적정성과 자산건전성, 수익성을 유지하는 대형우량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00년까지 약 5,000억원, 2002년까지 약 1조원으로 맞추고,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이때까지 20%대로 달성, 국제 수준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는 초우량은행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합병은 4가지 방식에 역점을 두고 진행하고 있다. ①선진금융시스템 구축 ②직원 동질화 ③시너지 효과 극대화 ④고객 서비스 강화등이다.
두 은행은 우선 고객별 사업본부제 도입, 고객별 전담은행원(PB·Personal Banker)제도 강화, 개인대출 집중화등으로 해외 은행과 경쟁하기 위한 선진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또 두 은행 직원의 융화를 위해 통합 홍보문화팀을 운영, 서로를 이해하고 동질화할 수 있는 작업을 체계적으로 벌이고 있다. 합병은행 직원이 따라야 할 「윤리강령」을 만들고 있는데다, 두 은행 동호인 모임 상호교류, 문화동질화를 위한 부문별 워크아웃등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두 은행은 인건비 절감, 점포정리, 부동산 등 자산정리등을 통해 비용절감효과를 노리고 있다. 새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까지 감안하면 경비절감에 따라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추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 은행은 합병은행 중 처음으로 두 은행간 수수료를 면제, 고객 부담을 줄였다. 특히 두 은행은 전산시스템이 비슷해 통합작업이 어느 합병은행보다 빠르다. 앞으로도 국제금융시스템을 도입하고 인력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활용, 새로운 서비스를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김범수 기자>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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