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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주도권을 잡아라”/클린뱅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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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주도권을 잡아라”/클린뱅크 시대

입력
1998.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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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銀 퇴출따라 판도 지각변동/합병은행들 “시너지효과 극대화”/非합병 은행들도 “독자영역 구축”이제 은행권에는 「우량」만이 존재한다. 부실은행들은 퇴출 또는 합병됐고 부실가능성이 있는 은행마저 정부의 대규모 공적자금투입으로 우량은행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은행 판도도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선발시중은행 후발시중은행 지방은행 국책은행같은 분류잣대는 더이상 쓸모가 없다. 향후 은행권은 ▲시장지배력을 갖는 초대형선도은행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견은행 ▲지방은행등 규모와 기능에 따라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관심은 누가 선도은행(리딩뱅크)이 되느냐다. 우선 규모로 보면 국민+장은, 상업+한일이 가장 유력하다.

국민+장은의 합병은 단지 규모의 확대 차원을 넘는 기능간 결합이다. 가계·중소기업금융(소매금융)을 전담해온 국민과 대기업·개발금융(도매금융)에 특화해온 장은은 이제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100조원에 달하는 자산, 500개가 넘는 점포망등을 바탕으로 본격적 시장공략에 나설 경우 리딩뱅크의 길은 멀지 않아 보인다.

상업+한일은 부실은행간 결합이란 취약점에도 불구, 5조원이 넘는 정부자금을 수혈받아 「클린뱅크」정착에 성공한다면 시장잠재력은 무한하다. 지난 수십년간 한국의 간판은행으로서, 가계·기업·국제금융등 전부문에 걸쳐 축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합병후유증을 극복해나간다면 빠른 시일안에 리딩뱅크로의 부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나+보람은 규모 아닌 내실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규모는 상업+한일, 국민+장기신용의 절반수준이지만 향후 은행성패의 관건인 생산성과 영업력면에선 국내 정상급이다. 합병을 통해 자산크기를 종전 6대 시중은행급인 40조∼50조원대로 키운 만큼 모든 면에서 강력한 리딩뱅크후보다.

합병을 하지 않아 상대적 규모는 작아졌지만 조흥 외환도 「옛 명성」회복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비록 부실은행범주에 속하게 됐지만 국내외적으로 한국의 간판은행이자 지금도 그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은 명백하다.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은행과 합작을 토대로, 또 인력구성과 국제금융, 외화자산운용등에서의 국내독보적 위치를 바탕으로 재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0년 역사의 조흥은행도 그 탁월한 영업력과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외자유치 및 합병을 통해 새로운 탄생을 모색중이다.

높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고유의 주택금융, 여기에 새 경영진의 발상전환까지 더해진 주택은행도 리딩뱅크로의 부상을 준비중이다.

이미 「우량은행」이 되어있는 신한 한미은행은 기존 자기고객외에 초대형은행들의 「틈새시장」 고객까지 확보, 독자적 생존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제일 서울은행이 해외매각에 성공, 선진경영기법으로 무장된 외국은행으로 변신한다면 은행권의 리딩뱅크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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