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작 ‘간장선생’ 日 이마무라 감독/“영화는 문화유산 진지한 접근 필요”리얼리즘영상으로 칸영화제에서 「나라야마의 춤」과 「뱀장어」로 두 번이나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감독이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폐막작 「간장선생」을 들고 부산에 왔다. 72세의 노구에다 몸이 불편해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노감독은 느리고 작은 목소리지만, 유머를 섞어가며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쟁의 비극과 그 속에서 희생적인 삶을 살아간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
일본에 원폭이 투하되기 직전 한 섬마을에서 간염환자를 치료하고, 원인을 밝힐 현미경을 발명하려고 노력하는 의사가 주인공이다. 촬영 1주일만에 주연배우가 다리를 다쳐 바꿨다고 했다. 감독 자신도 지금 다리가 불편하다.
「간장선생」은 아버지가 모델. 그러나 여자를 좋아하는 것 말고는 모두 다르다고 했다. 다음 영화에서는 60년 전 일본학생들의 우정을 담을 계획이다. 그가 자신의 영화가 한국에서 상영되길 바라며 한 마디 했다. 『영화는 그 나라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부산=이대현 기자>부산=이대현>
◎‘구멍’ 출품 대만 차이밍량 감독/“암울한 미래에의 자각계기 됐으면”
영화 「애정만세」로 한국에도 마니아가 많은 대만감독 차이밍량(蔡明亮·41). 지난 해 제2회 부산영화제에 「하류」를 출품해 호평받았던 그는 이번에 자신의 네번째 작품 「구멍」을 선보이고 있다.
『내가 보는 미래는 비관적이다. 세계는 파괴돼 간다』. 차이 밍 량은 「구멍」은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이런 암울한 전망에 『대항하려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끝도 없이 비가 내리는 2000년을 며칠 앞둔 타이베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입주자들이 모두 달아나버린 허름한 아파트. 그 위아래층을 지키고 살던 외로운 남녀가 콘트리트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서 「소통」을 한다는 줄거리다. 구멍은 처음에는 우연의 산물이었지만 남녀에게 점차 서로를 훔쳐보는 창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구원의 통로가 된다.
『세계는 어둡지만 우리는 그에 대한 「자각」을 가질 수는 있다. 자각이야말로 암울하고 건조한 시대를 사는 인간의 접촉과 소통의 계기이다』라고 그는 말했다.<부산=하종오 기자>부산=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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