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민영화로 내실다져/21세기 중심축 용틀임지난 6월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15개국의 정례 정상회담장. 패기에 찬 젊은 지도자들이 주류를 이룬 회의장은 시종 활력이 넘쳤다. 유럽전역에서 경제회복 기운이 뚜렷하고 치솟던 실업곡선도 한풀 꺾였다는 집행위측의 보고, 또 반년후면 출범하는 유러동맹(유럽통화동맹)의 순조로운 진행상황등 희소식과 장밋빛 전망이 회의장을 압도했다.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가 요구하는「세계화」에 가장 미온적이었던 유럽이 이제는 그것을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고 있다. 정부규제들이 속속 해제되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의 민영화, 기업 합병, 각부문의 구조조정이 현란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2년새 유럽지역의 금융기관 합병이 무려 12건으로 세계최대급 은행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유럽 3대 방산업체 합병도 추진되고 있다. 7월 런던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간 제휴합의는 유럽판 빅뱅중의 하나다.
지난해부터 암흑기에서 탈출해 기지개를 편 유럽경제는 최근 세계적인 금융대란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세계공황을 저지할 최후의 보루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프랑스 경제장관은 『올해처럼 내년에도 유럽은 세계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적 혼란에서 돋보이는 유럽경제의 견실함은 화폐통합을 위해 지난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며 기초와 내실을 다진 덕분이다.
유럽은 아직도 건너야할 난관들이 많다. 유럽통합의 속도와 방향설정, EU확대계획에 따른 엄청난 재정충당, 실업문제의 해결 등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다. 「깨어나는 노대륙」유럽이 21세기 세계의 중심세력으로 복귀하기 위해 용틀임을 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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