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차례상은 기제사(忌祭祀)와 거의 같다. 그러나 추석제상은 솔잎냄새가 나는 송편을 올리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에는 파 마늘 고춧가루와 같이 짙은 양념을 쓰지 않는 것을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그러나 IMF시대, 올해 한가위에는 음덕을 기리는 데에도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게 됐다. 마리당 1만∼1만5,000원 선이나 하는 조기는 지금 어울리는 제물이 아니다.
조기가 빠진 제상인 만큼 원래 세 가지를 올리는 적도 한 가지 정도로 줄이자.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회장 왕준련)는 소적(채소, 두부), 어적, 육적 가운데 하나만 올릴 것을 제안하고 있다. 어탕 육탕 소탕등 삼탕을 갖추는 것이 구색에 맞지만, 요즘같은 때에는 모두 합친 「합탕」도 무난하다는 것.
홍동백서(紅東白西)라 해서 밤 배 다식 다례과 곶감 대추가 즐비하던 과일줄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한가위상은 배 감 사과등 가을과일과 밤 대추등 견과류, 두 가지로 줄일 것을 연구회는 권하고 있다.
연구회는 이상의 차림표로 올추석 제상을 모두 5열로 편성했다. 맨 앞줄의 송편(1만5,000∼2만원), 2열의 국수 전 적 편(2만원), 3열의 합탕(1만원), 4열의 북어포 나물(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국간장 나박김치 식혜(1만원), 맨 뒷줄에 배 감 사과 각각 5개(2만원)등이다. 이상 차림비가 7만5,000∼8만원선이다. 지난 해 표준 한가위제상의 소요경비는 12만∼13만원선이었다. 5만원선은 줄이는 셈이다.
연구회의 홍문선총무는 『분수에 넘치도록 제수를 장만하거나 정성을 들이지 않고 소홀한 태도로 차례음식을 장만하는 것이야말로 조상에 대한 불효』라고 말했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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