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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언론 타령’/김성호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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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언론 타령’/김성호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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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장외투쟁은 굉장한 성과를 거두었는데 보도조차 하지 않은 언론사가 있다』『언론사를 항의방문하겠다』『언론에서 저쪽(여당) 사람들의 발언만 강조한다』『국민회의 대변인의 성명은 빠짐없이 보도하면서 한나라당 대변인의 성명은 전혀 다루지 않는다』…최근들어 한나라당의 언론불만이 부쩍 늘어났다. 언론을 향한 이같은 볼멘 소리가 당직자회의나 의총의 단골메뉴가 됐다는 느낌마저 준다. 언론이 한나라당과 관련된 보도의 양과 내용면에서 고의적으로 축소·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상수(安商守) 대변인의 회의결과 브리핑에 「언론타령」이 후렴구처럼 붙은지는 이미 오래됐다.

정권교체로 「정치적 약자」의 곤궁한 처지에 처한 한나라당으로선 언론을 통한 여론지지 확보가 최대의 정치무기라는 점에서, 당연히 언론보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또 실제 한나라당이 『불이익을 당했다』며 거론하는 몇몇 사례에 수긍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개개 언론사의 고유한 입장이나 자신들의 정치행태에 대한 자성은 외면한채, 사사건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납득키 어렵다. 더구나 최근 국민회의가 『명백한 불법인 한나라당의 세도사건을 왜 여야공방으로만 처리하느냐』며 한나라당 못지않게 언론보도에 항의했던 사정을 알면, 자신들만 홀대받는다는 주장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특히 『많은 언론사가 IMF한파에 따른 경영악화로 여권에 발목이 잡혀있다』며 『역으로 언론사 부채현황 자료를 언론대책의 무기로 삼자』는 일부의 주장엔 실소를 머금을수 밖에 없다.

지금 한나라당의 최대 화두는 여권의 야당파괴 및 보복·편파사정이다. 언론도 이런 사정을 알기에 국회를 뛰쳐나간 장외투쟁의 명분을 보도하는 것이다. 「언론은 여당에 약하다」는 전제야 말로 대안세력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한 책임을 전가하는 음습한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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