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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통합(전환기의 유럽: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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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통합(전환기의 유럽:中)

입력
199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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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유럽 통합 신중하게”/국익과 저울질 접근 전망/“외교 급격 변화없다” 불구 佛과 갈등 가능성 높아유럽11개국의 화폐를 단일화하는 유러동맹의 내년 출범을 최종 확정짓기 위한 지난 5월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담은 자칫 무산될 뻔 했다. 유럽중앙은행의 초대총재 인선과 관련해 프랑스측이 독불장군식 주장을 고집, 회담이 결렬위기에 처했던 것. 그러나 위기는 유럽통합의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 두 정상간의 즉석담판, 특히 헬무트 콜 독일총리의 양보 덕분에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었다.

만약 이같은 상황이 독일총선으로 지도자가 교체된 지금 재연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유럽통합=독일의 미래」라는 정치적 신념과 결연한 의지의 바탕에서 가능했던 콜총리의 대승적 타협자세와 추진력을 게르하르트 슈뢰더 차기총리에게 기대할 수 있을까.

유럽통합에 관한 슈뢰더 차기총리의 정견에는 아직까지 돌출적인 것이 안보인다. 그는 선거캠페인중 유럽통합문제에 관해서는 철저히 말을 아꼈으며 총선공약에도 이에 대해 특별히 강조한 것이 없다. 다만 『외교정책의 95%를 콜 총리의 기존 노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점에서 유럽통합정책에도 급격한 선회는 꾀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론될 뿐이다.

유럽통합론자들이 의구심을 품는 것은 유럽과 유럽통합을 보는 슈뢰더의 관점이다. 전후세대인 그는 독일이 역사적 책임(2차대전)의 굴레에 더이상 매여있을 필요가 없으며 따라서 이웃 유럽국가들과 친선·협력면에서도 과공(過恭)할 이유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이런 점에서 독일의 신정권은 실업양산 마르크화의 포기 등 목전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유럽통합에 책임의식을 갖고 있었던 전정권과는 달리 타산적인 주판알의 한계 내에서 유럽통합에 신중한 접근자세를 취할 공산이 크다.

유럽통합은 지금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독일과 프랑스 두나라의 긴밀한 유대관계, 지도자들간의 인간적 이념적 의기투합 여하에 전도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점에서도 슈뢰더는 일말의 불안감을 주고 있다. 그는 이미 총선기간중 『독일은 프랑스보다 영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 프랑스측의 기분을 상하게 한 바 있다.

갈길이 먼 유럽통합의 대장정에서 분명해진 것은 태풍속에서도 통합의 줄기를 움켜쥐고 있던 구지도자들이 모두 퇴장하고 「신세대」에게 소임이 넘어갔다는 사실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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