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형 콜 부인과 대조/기자출신… 미혼모 경력도독일 국민들은 총리만 바꾼 게 아니다. 남편과 가정에 충실한 것을 덕목으로 삼는 퍼스트 레이디의 역할도 바꾸었다. 지난 16년간 헬무트 콜 독일총리는 부인이 있는 지 없는 지 모를 정도였다. 한네로어 콜(65)은 전형적인 독일여성으로 칭송받았다. 27일 총선에서 남편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승리함에 따라 독일의 퍼스트 레이디가 될 도리스 슈뢰더 쾨프(35). 독일은 이제 보다 현대적이고 적극적인 퍼스트 레이디를 갖게 됐다. 아마 세계에서 가장 젊은 퍼스트 레이디일 것이다.
독일남부 바이에른주 출신으로 대학교육을 받지 않고 빌트지의 본 특파원으로 활약하던 정치담당 기자 도리스가 슈뢰더를 만난 것은 97년. 둘은 곧바로 동거를 시작했다. 그해 10월 슈뢰더가 세번째 부인 힐트루트와 이혼한 지 한 달이 채 안돼 결혼식을 올렸다.
도리스가 보수적인 독일 여성의 모습에서 탈피하게 된 것은 뉴욕에서 근무하게 되면서부터. 자유로운 미국문화를 만끽하면서 「미혼모」라는 꼬리표를 달게된 데 대해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 능력이 있다면 미혼모라고 문제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 여성으로서는 아담한 체격에 부드러운 목소리, 발랄한 웃음, 그러나 당찬 현대 여성의 전형인 도리스는 「매력적인 미디어 여성」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언론 경력을 통해 화려한 이미지정치를 몸에 익힌 도리스는 힐러리 클린턴, 셰리 블레어 등 자신의 목소리를 가진 퍼스트 레이디의 반열에 오를 듯 하다.<김지영 기자>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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