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 아이디어 투자자에 파는 ‘부산프로모션플랜’에 김수용 ‘여명’ 등 5편 출품/제작·배급자들 상담 잇달아한국영화가 외국에서 영화제작비를 마련할 가능성을 열었다. 아시아 감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전세계 제작자나 배급자에게 파는 시장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처음 시도한 부산프로모션플랜(PPP, 9월 25∼27일)에 한국영화는 5편을 출품,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
26일 「한국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한국영화는 김수용의 「여명」 박기용의 「사막」 홍기선의 「3596」 홍윤아의 「월요일」 황철민의 「프락치」등. 불과 사흘동안 이들 영화는 50여회나 상담을 가졌다. 「사막」의 프로듀서 차승재(우노필름 대표)씨는 『프랑스 MK2, 독일 코프로덕션오피스가 찾아왔고, 일본의 아미주나 나카쓰같은 제작사들도 문화개방을 전제로 적극적인 투자의욕을 보였다』고 밝혔다.
유럽과 아시아, 한국과 일본의 공동제작문제를 토론하는 「PPP 라운드 테이블」에서도 이번 개막작인 이란영화 「고요」를 공동제작한 MK2는 『관심이 많다. 작품이 좋으면 투자하겠다』고 했다. 특별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박광수 감독의 「이재수의 난」의 프랑스 합작발표에서도 롭세르바토와르영화사 필립 아브릴 대표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 꾸준히 좋은 한국영화를 찾아 제작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일본영화 관계자들도 비슷한 태도.
PPP 자체가 첫 걸음에서 아시아영화의 아이디어 배급시장으로 자리잡은 것도 반가운 현상이다. 사흘동안 PPP에 출품된 영화는 모두 17편. 180건의 상담이 PPP에서 이뤄졌다. PPP의 이같은 성공은 철저한 사전준비 덕분. 첫 회부터 출품작 중 1건을 선정, 1만달러씩 제작비를 지원하는 기금을 2개나 마련했다. 개도국 영화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가 제정한 후버트발스상과 국내기업 일신창투가 마련한 일신상이 그것으로 중국 지아 장케(28)감독의 「플랫폼」과 일본 이시이 소고(石井聰瓦·41) 감독의 「The Fifth Article」이 각각 선정됐다.
국내와 외국제작자를 연결해주는 기능이 활기를 띠면서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PPP에서 한국영화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영화연구소 김혜준연구위원은 『일단 통로가 생긴 만큼 영화인들과 PPP가 좋은 한국영화를 알리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영화 합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대응도 필요하다. 외국영화 지원에 적극적인 프랑스는 지원에 앞서 정부간 협정을 원하는데 영화진흥공사가 미온적으로 대응, 협정이 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부산=이대현 기자>부산=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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