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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집권 마감 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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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집권 마감 콜 총리

입력
1998.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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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統獨·유럽통합 위업 ‘영원한 재상’ 퇴장/재임중 獨 국제 위상 강화/실업 등 경제문제 인기 하락/당수 사의 의원직은 유지독일 국민들은 27일 과거보다 미래를 택했다. 경제회생과 새시대를 요구하는 독일인들의 강한 변화 욕구는 독일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유럽통합의 주역인 「영원한 재상」 헬무트 콜(68) 총리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했다.

콜은 28일 오전 TV에 나와 『지난밤은 나에게 어렵고 쓰라린 밤이었다』며 총선패배를 인정했다. 콜 총리는 그러나 야당의 노전사로 남아 의회활동을 계속하되 당수직은 볼프강 쇼이블레가 맡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 세무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콜은 16세에 기민당의 청년단체에 참여하면서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그대학에서 정치학 등을 전공하고 58년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정계에 투신한 그는 59년 라인란트 팔츠 주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69년 주지사를 거쳐 73년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당총재로 선출됐고, 82년 사민­자민당의 연립정권 붕괴로 헬무트 슈미트 당시 총리가 불신임 사퇴한 뒤 총리에 올라 4차 연임에 성공했다.

94년 총선 당시 다시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통독과 유럽통합을 완결짓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후보로 나섰다.

콜의 전성기는 유럽 전역에 보수주의 물결이 판쳤던 80년대였다. 그러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프랑스 영국 등 대부분의 유럽국가에 좌파 정권이 득세하면서 「외로운 유물」로 남아 있었다.

재임중 유럽연합을 강화하고 전후 최초로 독일군을 해외에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파견하는 등 2차대전의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82년부터 16년간 집권하면서 해외에서 열강의 일원으로 많은 활약을 한 반면 국내에서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가장 큰 실패는 실업문제.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매년 10%이상의 실업률을 줄이지 못했다. 올해는 실업률이 30년대 이래 가장 높은 12.6%을 기록했다. 실업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콜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서 낙선하고 비례대표제로 당선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콜은 그러나 냉전종식의 상징인 독일 통일을 성취하고 유럽통합의 초석을 세운 「위대한 지도자」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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