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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우울증의 계절?/보통사람들도 기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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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우울증의 계절?/보통사람들도 기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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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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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2주 지속땐 병/약물·광선으로 치료가을이 되면 울적해진다는 사람이 많다. 사람의 기분상태는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가을에 햇빛의 양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선 봄에 기분이 고조되고 가을이면 다소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다. 보통사람들이 느끼는 기분의 변화는 다분히 「정상범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우울하고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세상만사를 신경쓰고 싶지 않다. 몸이 쉬 피로하고 여기 저기 아픈 것같다. 병에 걸린 게 아닌가 걱정되고 한숨만 자꾸 나온다. 집중이 되지 않고 무슨 생각을 하려 해도 머리회전이 잘 안 된다. 겨우 잠이 들었다 싶으면 깨고 자고 일어나도 잔 것같지가 않다. 과거가 후회스럽기만 하고 자신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가 온통 비관적으로 느껴져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가을에는 병적인 우울증환자들이 늘어난다. 원인은 다양하다. 계절의 변화나 실직 때문일 수도 있고, 뇌의 생화학적 변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증으로 할 일을 제대로 못하거나 먹지도 자지도 못하는 경우, 주변에서 보기에 과거보다 생활능력이 뚜렷이 떨어진 경우,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전에는 우울증 치료제를 먹으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졸립고 입이 탄다며 약 먹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됐다. 우울증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인 경우가 흔하다. 이런 사람들에겐 약물치료 뿐아니라 인지치료도 많은 도움이 된다. 계절적 영향이 뚜렷한 사람에겐 광선(빛)치료가 효과적이다.

우울증은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 다만 우울체질인 경우 자주 재발하므로 장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예를 든 위의 증상 중 한두 가지는 누구나 잠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몇 가지 증상이 지속된다면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치료하면 낫는 병이다.<하규섭 서울대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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