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간 자식들 꿈 이뤄달라”간암으로 투병중인 70대 할머니가 먼저 간 아들의 모교에 20억여원의 재산을 기탁했다.
한양대병원에 입원중인 김치덕(金致德·73) 할머니는 28일 김종량(金鍾亮) 한양대 총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이 돈이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쓰여져 아들이 못다 이룬 인의(仁醫)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식당과 목욕탕 등을 운영하며 평생을 근검과 성실로 살아온 김할머니는 30여년전 남편과 사별한 뒤 2남1녀의 자녀를 모두 먼저 떠나 보내는 참혹한 고통을 겪었다. 이달초부터 병세가 악화하면서 늘 먼저간 자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던 할머니는 큰아들의 대학동기인 한양대병원 김경헌(42·마취과) 교수로부터 『또다른 자식을 키웁시다』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응했다.
기부금중 8억원은 96년 병으로 사망한 할머니의 장남 김시백(金時伯)씨의 이름을 딴 장학회를 통해 의대생들에게 지급되고, 나머지는 교통사고 등으로 숨진 둘째아들과 막내딸의 이름을 한 글자씩 넣은 「응선(應善) 장학회」를 설립해 의대를 제외한 한양대생의 장학금으로 쓰여진다.<손석민 기자>손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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