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大 명박수여자리서 “민주주의 국회 중심” 강조/개헌 불씨 지피기 나서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가 28일 「육성」(肉聲)으로 여권내 반(反)내각제 기류에 쐐기를 박았다.
김총리는 이날 명지대로부터 명예박사학위를 받는 자리에서 『인격화된 절대권력의 카리스마 정치가 아니라 법과 제도에 의한 사회민주정치를 해야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내각책임제를 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누가 먼저 질문을 한 것도 아니었고, 장소도 많은 청중들이 모인 대학 구내였다는 점에서 김총리의 이날 발언은 몇가지 포석을 깐 의도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그는 최근 국민회의 일각에서 내각제개헌 거부 움직임이 꿈틀거리고,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정책자문위원들인 최장집(崔章集) 황태연(黃台淵) 교수가 「내각제 회의론」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 어떤 식이든 반격을 가할 필요성을 느꼈음직하다. 김총리는 이날 시종 강한 톤으로 내각제 지론을 「웅변」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절대권력을 쥔 절대자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국민의 대표성을 갖는 국회가 그 중심이 돼야한다』며 거침없이 내각제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나아가 『곡학아세(曲學阿世)에서 나오는 권력주변의 왜곡된 주장, 권력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과욕, 관념에 빠져있는 생각들, 이런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최교수와 황교수는 물론, 여권핵심부를 겨냥한 은근한 「JP식 훈계」였다.
김총리는 또 『정부수립 이후 대통령 일곱분 모두가 좋지 못한 종말을 맞았는데 이런 불행한 대통령사에 종지부를 찍어야한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이번 특강을 위해 지난주 「JP의 필사(筆士)」로 불리는 자민련 송업교(宋業敎) 정책연구실장을 3차례나 집무실로 불러 독회를 반복하는등 심혈을 기울였다. 또 이날은 마침 자민련 김용환(金龍煥) 수석부총재가 내각제추진위원장 임명장을 받는 날이기도 했다.
김총리는 비록 연설 말미에 지금은 내각제 공론화의 시기가 아니라는 단서를 달긴했지만 JP의 이날 발언은 바야흐로 「개헌론」의 불씨를 스스로 지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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