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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에 거는 기대(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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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에 거는 기대(社說)

입력
1998.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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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PIFF)가 올해로 3회를 맞으며 착실하게 발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출범시킨 국제문화행사가 내실을 쌓으며 자리잡아 가는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 영화제가 경제난속에 전보다 화려한 행사를 줄이고 순수 영화행사에 역점을 두어 성과를 얻고 있는 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이 영화제는 1회때 31개국의 영화 167편이, 2회때는 33개국에서 166편이 참가했고, 이번에는 41개국 212편으로 늘어나 우선 외형에서 부쩍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영화도 찾아오고,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도 30여편이 출품돼 주요 영화제로서 기틀을 다져가고 있다. 영화제(24일∼10월1일)에는 첫날 이후 주말까지 많은 관람객이 몰려 주최측은 목표관객수 20만명을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민의 참여와 협력, 전국에서 찾아온 영화팬들의 열기가 대회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문정수 영화제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2년간의 성공적 개최로 부산영화제는 아시아 정상의 영화잔치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세계를 향한 아시아 영화문화의 전진기지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는데, 이는 자화자찬만은 아니다. 전세계에는 400여개의 영화제가 있고 아시아에는 도쿄·상하이·홍콩영화제 등이 비교적 알려졌지만, 각각 폐쇄적이거나 정치적 문제가 있어 성장이 더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부산영화제가 빨리 발전하고 있는 것은 비경쟁 영화제답게 개방적이고 진취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아시아지역의 감독·프로듀서가 준비한 우수 프로젝트를 전세계 투자자나 배급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제도로서 부산프로모션플랜(PPP)을 처음 도입했다. PPP는 한국영화 「여명」등 17편을 선정했는데, 영화제 기간 중의 실질적 성과와 다른 세계적 영화 프리마켓과의 협조 등이 이 영화제의 주요한 특성과 역할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이번 영화제에는 국고 7억원, 부산시 6억원의 보조를 포함해 모두 25억원의 예산이 들었다. 집행위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늘어난 약 8억원의 입장수입을 예상하고 있으나, 부산시민에게 미칠 문화·경제적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를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과 연결시키는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 문화관광부는 21세기에 대비해 영상산업을 집중육성하기 시작했지만, 지난해 한국영화는 37편이 수출된 반면 수입외화는 431편에 달할 정도로 무역역조가 심각하다. 부산영화제가 지역 문화행사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영화산업을 자극하면서 외국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행사가 되도록 유기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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