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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학도의용군’/노진환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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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학도의용군’/노진환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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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비망록」은 지난 6월6일 현충일을 기념해 KBS1 TV가 방영했던 6·25참전 재일학도 의용군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극이다. 이 다큐극은 6·25가 일어나자 민단(民團)산하의 청년 및 학도들이 조국을 구하겠다고 자진입대했던 사실 등을 담고 있다. 모두 642명이 참전하여 그 가운데 135명의 아까운 젊음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전쟁의 와중에서 가진자,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식을 해외로 빼돌리려던 세태에 조국수호를 위해 달려온 그들의 애국정신은 높이 평가돼야 한다. 사랑하는 부모형제, 처자식과 일본에 살고있던 그들에게는 병역의무가 없었다. 그럼에도 죽음이 예견된 전쟁터로 달려온 그들의 조국애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부족하다. 중동전때 귀국, 참전한 이스라엘 유학생들 보다도 17년이나 앞선 값진 애국정신이다.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이들 642명은 당시 맥아더사령부의 참전응락으로 역사적 인천상륙작전등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들에게 닥친 운명은 얄궂다. 1952년 4월이전 제대자 265명은 미군주선으로 부모형제가 기다리는 일본땅으로 무사히 귀환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후의 제대자들에게 닥친 불행이다. 샌프란시스코조약으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나머지 242명의 재입국을 막았기 때문이다. 부모형제, 처자식과 생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조국의 하늘 아래서 외로운 떠돌이 신세가 됐다.

■잊혀졌던 재일학도 의용군의 6·25참전 48주년 기념행사가 30일 그들의 참전기념탑이 있는 인천 수봉공원에서 열린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기념행사에는 현재 일본에 생존한 50명의 참전용사들이 부부동반으로 참석할 것이라고 한다. 일본에 귀환하지 못했던 93명의 국내거주 대원들도 함께 참석하는 올해 기념식이야말로 「그들만의 비망록」이 아닌 행사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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