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단행될 예정인 미국의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의 총력전에 돌입한 한국경제에 수출증진과 금융시장 안정의 두가지 선물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조짐등 세계경제를 휩쓸고 있는 암운(暗雲)이 국내경기 부양책의 실효성을 상쇄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우리경제의 실물과 금융 부문 모두에 희소식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3,4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첫째, 미국의 금리인하는 자국내 소비수요를 자극, 우리나라의 수출여력을 배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단기금리를 내린데 이어 미국이 장기간 묶어온 금리를 인하할 경우 이는 세계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간 공조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음을 뜻한다. 중장기적으로 독일등 유럽국가들의 금리인하가 단행되고 침체일로에 있는 세계경제가 본격적 상승기류를 탈 경우 대외교역이 급증, 한국의 수출시장은 그만큼 넓어지게 된다.
둘째, 일본 엔화가치의 강세반전에 따른 수출활력이다. 현 일본경제여건상 엔화가치의 획기적 강세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화의 약세는 한국수출산업의 가격경쟁력을 좌우하는 엔화환율을 하락(강세)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셋째, 미국의 금리인하는 현 국제자본흐름을 역류시킬 공산이 크다.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 러시아, 동유럽, 남미등 전세계 신흥시장(Emerging Market)이 연쇄적 금융위기에 몰리면서 국제자본은 미국과 구미각국으로만 몰리고 있고 이로 인해 개도국 경제위기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가 떨어지고 선진국들의 동반인하가 단행될 경우 투자자본들은 결국 새로운 투자처, 즉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미국의 국채수익률(30년물 재무부증권)은 현재 연 5.1%선. 대신경제연구소는 미국국채금리가 1%포인트 낮아질 경우 국내금리(회사채수익률)는 1.8%포인트 가량 하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장병화(張炳和) 경제조사실장은 『미국금리인하로 자본유입과 수출확대가 이뤄지고 환율 역시 안정될 경우 우리나라의 금리인하 여지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한 증시관계자는 『일단 미국을 떠난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유입 가능성이 높다. 또 수출활력으로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호전되고 국내금리도 내려간다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자금들이 높은 수익을 따라 증시로 속속 유입되는 이른바 「유동성장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하만으로 세계경제위기가 일소될 확률은 매우 낮다. 금리인하 폭이 얼마나 될지, 또 세계경기부양을 위한 선진국간 공조가 얼마나 잘 이뤄질 지에 따라 국내경기에 미칠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이성철·김준형 기자>이성철·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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