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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언제까지 싸울건가(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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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언제까지 싸울건가(社說)

입력
1998.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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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회, 장외집회에다 급기야 지역감정 공방까지 가세한 정치판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정치권 사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소모적 확전으로만 치닫고 있다. 단독국회나 거리집회가 과연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한번이라도 국민의 처지로 돌아가 생각해 본 흔적은 찾아 볼 수가 없다.비난을 무릅쓰고 야당의원들을 영입해 겨우 과반수 의석을 채운 여당은 본회의 한 번 소집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던 것 같고, 야당은 부산으로 대구로 전전하며 장외에서나 소리를 질러 보자는 속셈인 것같다. 서로 화풀이 정치에 몰두하다 보니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원색적 비난까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은 정치권이 재래식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탈피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 밖에 안된다. 여권에는 야당을 다룰 집권당의 포용력이 없다. 힘을 쓰지 않고는 정치를 못한다. 가령 사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는데 「그래도 우리는 옳다」는 식의 독선을 견지하는 한 야당을 비난해 봐야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무리해서 소집한 단독회의는 야당압박이라는 최소한의 전략적 성과도 거두지 못한채 국회의 불구상태만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여권의 정치수단은 지난 시대 교과서에 적힌 그대로다.

야당에서도 진지한 고민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의석이 줄어들고 검찰소환이 잇따르는 수난은 분명 위기일 수 있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대응이 고작 지역감정의 방패를 동원해 보려는 원시적 수준이라면 야당의 앞날은 암담하다. 부산과 대구집회는 지역감정에 불을 지르겠다는 의도가 역력하다. 지역에 따라 반DJ, 또는 비DJ 세력이 있다하더라도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한나라당이 이를 묶을 수 있는 도덕적 자격이나 뚜렷한 물리적 기반을 갖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때리니 튈 수밖에 없다고 하겠지만, 이렇게 튀어서는 안된다.

지금 여야사이에는 「내란선동」이니 「대국민 선전포고」니 하는 극한용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갈수록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싸움에선 누가 당장 이기든 간에 모두가 패자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측은 대화의 조건으로 서로 상대가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과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유감을 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권은 표적사정 시비에 좀 더 성의있게 대응하고, 야당은 빨리 국회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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