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 1,000억弗 손실위기·파생상품 1조弗/자칫하면 도미노 도산 시장대혼란 우려미국 대형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위기가 국제 금융시장에 큰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자칫하면 헤지펀드의 도미노 도산이 이어져 세계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야기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신호는 이미 24일 뉴욕 증시의 폭락에 이어 25일 아시아·유럽 증시의 연쇄 폭락으로 나타났다.
발단은 미 코네티컷주에 있는 LTCM이 러시아 채권투자에 물려 8월말 현재 자산의 52%에 달하는 2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면서부터(본지 25일자 8면 보도). 그러나 문제는 단지 LTCM의 파산에 그치지 않는 데 있다. 헤지펀드는 보통 자산의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해 자산의 50∼100배 사이의 돈을 차입, 운영하게 마련이다. 파산직전에 이른 롱텀사도 당시 파생금융상품을 활용해 자본금에 54배에 달하는 1,250억달러를 회전시켰고 이중 은행 및 증권사에서 차입한 1,000억달러 라는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입게될 위험에 처했다. 롱텀이 도산하거나 파산 위기를 피하기 위해 유가증권을 헐값에 팔아 치울 경우 국제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 회사가 투자한 파생금융상품의 총규모는 약 1조달러로 알려져 있다.
롱텀펀드에 물린 은행 및 금융사는 모두 16개. 스위스 최대은행 UBS(7억달러)를 포함, 도이치 방크, 메릴린치,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트래블러스, JP 모건, 체이스 맨해튼은행 등 미국 및 유럽의 쟁쟁한 금융회사들이 망라돼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들 16개 금융사들을 동원, LTCM에 35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주도록 적극 주선했다. 이들 금융사는 각국 2억 5,000만달러씩 투입, LTCM의 지분 9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구제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행들이 워낙 많은 돈이 물려있어 LTCM이 파산할 경우 수년전 영국 베어링스사의 파산 때와 같이 국제적 신용경색 현상이 불가피하다.
LTCM의 파산위기는 이와 함께 극비리에 진행되는 월스트리트의 투기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 롱텀사가 러시아 외환시장 및 증시에서 무차별 투기를 계속하는 데도 주거래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손실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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