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아직도 감격에 겨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얼마만의 정권교체이고, 또 그들이 그동안 얼마나 형극의 길을 걸어왔던가를 되돌아 보면 십분 이해가 간다. 구구절절이 감동적이고 감격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얘기들로 가득하다. 김대중이라는 한사람의 걸출한 지도자에게 평생을 걸었던 그들이 이제사 성공을 거두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때론 난공불락의 요새에 계란으로 덤비는 무모한 도박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인동초마냥 모든 추위와 시련을 이겨냈다.■최근 우리 출판계에는 김대통령 집권에 얽힌 뒷얘기들을 묶은 단행본들이 선보여 우리의 눈길을 붙잡는다. 한편의 엑사이팅한 스릴러물처럼 때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내용도 있다. 그야말로 평생을 김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동교동 식구」들이 엮어낸 책들이다. 「든든해요 김대중」(김옥두 저)과 권노갑 전 의원등 11명이 만든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 그 것이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내용의 책들이 더 나올 개연성도 충분하다.
■잘 알다시피 그들 두사람은 김대통령과 함께 평생을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김대통령에겐 분신같은 존재들이다. 자신이 죽고난후 묘비에 「김대중 선생의 비서」였다는 사실만 명기될 수 있다면 그 것으로 족하다는 말을 했을 정도다. 그러니 김대통령의 집권에 그들이 느끼는 감동이나 감격이야 말로 남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처럼 집권을 자축하는 것이 시기적으로 어울리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우선 개혁이다, 사정이다 하는 작금의 사회분위기가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승리의 자만보다는 대신 패배자의 아픔을 한번쯤 헤아려 보는 겸손이 더 필요하지 않을는 지. 적어도 김대통령의 측근이라면 더욱 그렇다. 역지사지하는 것이 진정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는 큰 생각을 할수는 없을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