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수도권등에 식수전용댐 건설을 추진키로 하자 안전한 식수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반기는 입장과 비경제성과 환경파괴를 들어 반대하는 입장이 맞서, 논란을 빚고 있다. 여당의 식수전용댐 건설안은 한강 낙동강 영산강 상류에 댐 5∼6개를 설치하고 대형 파이프라인과 식수 전용관을 별도로 만들어 도시에 직접 물을 공급함으로써 수질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경실련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대성명을 낸 반면 환경부의 팔당호 종합대책 추진으로 규제강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수원지역 주민들은 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논쟁의 핵심은 식수전용댐의 경제성과 환경파괴 여부. 반대론자들은 『식수전용댐 건설비가 30조원에 달해 현재의 수질개선 대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비경제적』이라는 분석을 제기하는 반면 찬성론자들은 『어떻게 따져도 기존의 상수원 수질개선 예산보다는 적어 경제적』이라고 대응하고 있다. 또 댐이 들어설만한 장소가 있느냐는 점과 댐을 건설할 경우 다른 모든 하천의 수질개선을 사실상 포기하게 돼 환경파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중요 쟁점이 되고 있다.<이은호 기자> ◎맑은물 공급은 정부책임/타당성 검토 충분히 할것/유련(兪蓮) 국민회의 정책위 환경전문위원 이은호>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있는 맑은 물의 공급은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할 사안이다. 최근 환경부는 한강상수원수질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등으로 팔당상수원 1급수 달성이 우려되고 있다.
식수전용댐은 이같은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식수전용댐 건설은 과거에도 몇차례 정부에 건의됐으나 제안초기에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현 단계에서 식수전용댐 건설이 기정사실화 한 것은 아니며 타당성검토에서 불가하다고 결정되면 이 안은 백지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회의는 안심하고 먹을 수있는 물의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안된 안들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식수전용댐 건설이 타당하다고 결론날 경우에도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한강수계의 수질포기는 있을 수없다. 한강 수계는 생활용수 농업용수 공업용수 등으로 여전히 사용될 것이며 그에 맞는 수질을 유지하기위한 정책은 계속해서 개발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식수전용댐 건설과 한강수계 수질 보전, 이 두가지 정책을 병행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 등도 식수전용댐건설 타당성 항목에 필히 포함돼야 한다.
◎필요성 자체는 인정되나/당장은 경제적 여력없어/이정전(李正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장기적으로 보면 수도권에 1, 2개의 식수전용댐을 건설할 필요성은 인정된다.
사실 인구 2,000만이 팔당댐이라는 1개의 상수원에 의지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의 경우에 비춰보면 이해가 안된다. 단순히 먹는 물 확보의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의 문제도 걸려 있다.
혹시 불순한 세력들이 상수원에 독을 풀어 넣을 가능성은 논외로 하더라도 끊임없이 팔당을 오가는 대형 차량중에서 독극물이나 기름을 실은 트럭이 상수원에 빠져 2,000만명이 마시는 상수원 물을 오염시키는 날이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나 식수전용댐의 건설은 어디까지나 먼 미래의 일이다. 당장은 식수전용댐을 건설할 경제적 여력이 없다. IMF 경제난국이나 좀 지나서 한 숨 돌린 뒤에나 생각해볼 문제다.
돈이 있어도 문제는 남는다. 4대강의 수질을 희생한 식수전용댐 건설은 환경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강에 항상 물이 철철 넘쳐 흐르는데도 멀리 팔당에서 물을 끌어다 먹는 것 자체가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강의 수질을 개선해서 식수공급을 늘리는 것이 식수전용댐을 건설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일 수도 있으므로 계획추진에 앞서 치밀한 경제성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강살리기 포기한 발상/오염차단 기본 충실해야/최열(崔冽)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팔당 종합대책이 표류하고 있는 사이, 정부와 여당이 엉뚱한 발상을 내놓았다. 4대강 상류에 식수전용댐을 만들어 먹는 물을 공급하고 하류의 개발제한은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강 하류는 어찌 되든지, 깨끗한 상류에서 먹을 물을 끌어오면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발상은 결국 강을 살리려는 노력을 포기하게 할 뿐이다. 강을 포기하고 대도시 주민들 먹을 물만 얻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하류의 개발을 완화하고 상류에서 물을 빼내면 강 전체의 물 부족으로 오염이 심화할 것은 분명하다. 영월 동강댐 건설도 불투명한데 5∼6개의 댐을 지을 곳이 과연 있는지 모르겠다. 있다 하더라도 자연환경 파괴와 주민 민원발생을 피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팔당상수원에서 벌어졌던 모든 문제를 장소만 옮겨 다시 되풀이할 뿐이다.
물 관리의 기본은 오염원 관리와 오염물질 차단이다. 기본을 무시하고 편법으로 환경을 살릴 수는 없다. 여당은 수준 이하의 발상으로 국민들을 헷갈리게 할 것이 아니라 팔당을 살리고 강 생태계 전체를 살리는 정도(正道)로 들어와야 할 것이다. 환경문제는 일시적인 편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