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론부분엔 별언급없어25일 새벽의 한일 어업협정 교섭 타결에 대해 일본측은 대체로 상징적인 의미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각론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어 큰 불만이 없다는 분위기이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는 이날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하루라도 빨리 타결되기를 빌었을 뿐』이라며 『양국이 서로 한발씩 다가선 것은 양국 우호를 위해 대단히 기쁘다』고 평가했다.
또 고무라 마시히코(高村正彦) 외무장관과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관방장관도 각각 『양국이 협력해 난제를 해결할 능력을 보인 사례』 『21세기를 향한 양국 파트너십이라는 측면에서 대단히 의미 깊은 타결』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의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던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농수산장관은 기자회견에서 『100점 만점은 아니지만 어획량문제 등 일본으로서 얻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가장 민감한 지역인 돗토리(取鳥)현의 니시오 고지(西尾邑次)지사는 『중간수역의 범위가 바라던 것보다 넓어 유감』이라며 『그러나 아오야초(靑谷町)앞바다의 바다참게 양식장이 일본의 관리수역에 새로 포함된 것은 기쁘다』고 말했다. 돗토리중앙수협의 후나모토 고사쿠(船本幸作) 조합장은 『앞으로 한국 어선의 불법 조업을 막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교섭 타결이 한일간의 중요한 현안을 해결했고 어장의 혼란을 막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각론에 대해서는 사실만 전했을 뿐 적극적인 평가를 유보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한일 어업협정 합의 발표문
1.동해 중간수역 설정
△동해에 한일 양측이 조업할 수 있는 중간수역을 설정한다.
△중간수역은 양측 연안으로부터 35해리 폭을 기준으로 하여 여러개의 직선으로 연결된 다각형 모양이며, 그 동쪽 한계선은 동경 135도 30분이고, 서쪽한계선은 동경 131도 40분(울릉도 동쪽 35해리점의 경도)이다.
△대화퇴 어장의 반 정도가 중간수역에 포함된다.
2.동해 중간수역에서의 자원관리
△동해 중간수역에서는 기국주의를 실시한다. △동해 중간수역에서 각 체약국은 타방 체약국의 국민 및 어선에 대해 자국의 법령을 적용하지 않는다.
△각 체약국은 이 수역에서의 해양생물자원의 보존을 위해 한일 어업공동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자국의 국민과 어선에 대해 취할 조치를 결정한다.
3.제주도 남부수역
△제주도 남부와 큐슈 서부 사이의 수역에 일정범위의 중간수역을 설정한다.
△이 중간수역에서는 기국주의 원칙하에 자원의 공동관리를 실시한다.
4.전통적 조업실적 보장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한국의 명태조업은 협정 시행 초년도에는 1만5,000톤으로 제한하고, 2차 연도부터는 ZERO로 한다.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한국의 대게조업은 협정시행 초년도에 기존실적의 50%를 감축하고, 2차 연도에 나머지 50%를 감축한다.
△명태와 대게를 제외한 나머지 어종의 경우 3년에 걸쳐 한일 양측의 어획할당량이 동량이 되도록 연차적으로 조절한다.
5.불법조업단속
△양국은 각각 자국의 국내법에 대한 위반조업을 엄격히 단속하기로 한다.
◎도쿄협상 타결 표정/밀고 당긴 6시간40분 ‘심야 악수’/초저녁 낙관분위기 출발/난항→설득→양보 매듭
양국 실무교섭팀과 정·관 교섭대표가 「따로 또 함께」머리를 맞대 온 도쿄(東京) 아카사카(赤坂) 뉴오타니호텔 39층의 대형 스위트룸은 24일 오후 6시께 낙관적인 분위기에 휩싸였다.
전날밤 일본 자민당 사토 고코(佐藤孝行)국제어업문제특별위원장이 내놓은 잠정안에 강력히 반발, 이날 오전부터 새로운 절충을 벌여 온 김봉호(金琫鎬) 국회부의장은 사토위원장이 새로 내민 절충안을 김선길(金善吉) 해양수산부장관과 우리측 실무대표들과 논의, 「수락」 신호를 일본측에 보냈다.
그러나 일본측의 반응은 차가웠다. 사토위원장이나 외무성대표들의 태도와 달리 수산청관계자들이 고개를 저었고 뒤늦게 일본측 협의장에 들어선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농수산장관은 대화퇴(大和堆)어장의 중간수역 포함 범위를 두고 강력히 반발했다.
저녁 7시가 좀 넘어 나카가와장관은 「저녁 식사 약속」을 이유로 회담장을 빠져 나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를 관저로 찾아갔다. 의외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친 사토위원장도 8시30분께 김부의장에게 『미안하다, 총리와 상의를 해야겠다』며 회담장을 떠났다. 밤 10시께 어두운 표정으로 돌아 온 사토위원장은 30분후 김부의장과 함께 총리관저로 들어갔고 11시께는 김장관까지 총리관저로 불려 들어갔다.
오부치 총리 주재로 열린 정·관 대표회담에서도 나카가와 장관은 한동안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그가 속한 미쓰즈카(三塚)파의 2인자인 모리 요시로(森喜郞) 자민당간사장이 들어와 막후에서 설득을 했다. 결국 우리측이 마지막 카드로 준비했던 「어획량 삭감 일정」을 던지고서야 밤 12시 40분께 서로 합의사항을 확인하고 악수를 나눌 수 있었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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