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투자가들 신뢰 확고/금리언급때마다 증시 출렁요즘 미 뉴욕증시의 주식동향은 「요요 주가」라고 불러진다. 날로 확대되는 세계 금융위기와 정국을 긴장시키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 등으로 인해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것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장난감 「요요」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월스트리트 투자가들의 시선은 한사람에 고정돼 있다. 흔히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제도이사회(FRB·72) 의장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통화당국 총책임자인 그의 말 한마디에 미국뿐 아니라 세계 주가가 춤추고 있다.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그가 가진 무기는 「금리」 하나뿐이다. 그러나 금리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음으로써 시장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지난 7월 사상최고치에 달했던 다우존스공업지수는 『거품 우려가 있다』는 그의 말에 수직하락했다. 이를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해석한 시장이 자동적으로 조정에 든 것이다. 다우지수가 15% 이상 하락한 지금 그의 화두는 금리인하이다. 인하를 시사한 23일에는 다우지수가 257포인트 급등했으나 지난 16일에는 예상되던 인하시사 발언이 없자 실망감에 폭락했다.
이러한 현상은 그에 대한 투자가들의 확고한 신뢰에서 비롯된다. 뉴욕 금융계에서 30여년간 잔뼈가 굵은 그린스펀은 레이건 공화당행정부 당시인 87년 8월 FRB의장에 발탁됐다. 미국도 정권이 바뀌면 중앙은행 총재가 경질되기 마련이지만 그는 클린턴행정부의 전폭적 신임을 받으며 12년째 장수 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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