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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연기에 객석은 ‘까르르’ 바다/뮤지컬 ‘의형제’ 권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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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연기에 객석은 ‘까르르’ 바다/뮤지컬 ‘의형제’ 권형준

입력
199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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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헹님은 와 내꺼는 다 빼뜨러 가노』 『니가 막둥이니까 그렇지』 『내를 먼저 낳았으모 될 꺼 아이가 씨』쌍둥이의 비극을 그린 뮤지컬 「의형제」(12월말까지 학전그린). 작품 전반에 암울한 암시가 깔려 있지만 권형준(28)씨가 나오면 분위기는 바뀐다. 드라마 「육남매」의 아역배우보다 더 능청스러운 그는 쌍둥이 중 가난한 집서 자란 무남 역. 사고뭉치 꼴통형님한테 늘 당해도 같이 안 놀아줄까 꼼짝 못하고 식모살이간 큰 누부야한데 「xx놈」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가 죽도록 맞은, 피란지 부산의 판자촌 철부지. 콧구멍 파던 손가락을 천연스레 빠는 순간 말 그대로 객석은 뒤집어진다.

『초등학교 1학년 연극반에 가서 아이들의 사고를 연구했어요. 그저 흉내내려 했다간 도리어 아이들로부터 「왜 저렇게 바보같지?」라는 말을 듣죠. 아이들은 자기 관심사에 집중력이 대단합니다』

부산사투리는 함께 출연하는 마산출신 황정민(꼴통 역), 부산출신 남문철(다역)씨로부터 배웠다. 출연이 결정된 뒤 아예 모든 말을 사투리로 했다. 특히 94년 극단 학전에 함께 들어온 황정민과는 호흡이 잘맞는다. 극중 서로의 입 안에 든 사탕이나 바닥에 떨어진 사탕까지 주저없이 뺏어 먹는다.

서울예전 연극과 졸업 후 「지하철 1호선 충격」으로 학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외국작품인데도 우리 정서에 너무 잘맞아 충격을 받았다』는 것. 95년 「지하철 1호선」부터 학전작품이라면 으레 나오는 「다역」을 맡아왔다.

지난해 「모스키토」에 고등학생으로 출연했는데 그 이후 학전극장 여자화장실에는 「형준오빠 멋져요」라는 낙서가 쓰였다. 「의형제」에서 여자친구 영희(이미옥)를 향해 『영화에서처럼 뽀뽀도 하고 싶구』라는 대사를 하자 객석에선 『안돼!』하고 비명이 나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그럴 땐 정말 당황스럽지만 관객이 즐거워하니 다행』이라고 권씨는 말한다. 내년 봄 학전서 연분을 맺은 배우와 결혼할 계획이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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