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연정 이뤄질지 주목「21세기와 유럽통합의 주인공을 가린다」 27일 실시되는 독일총선은 20세기 마지막 선거라는 시대상황과 유럽통합, 탈냉전에 이은 새로운 지배이데올로기 모색이라는 정치·경제적 상황과 맞물려 상당한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집권 기민당(CDU)의 헬무트 콜 총리와 이에 맞서는 사민당(SPD)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후보는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독일 역사상 최장 집권기록」, 「전후 최초의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프리미엄을 함께 얻게 된다. 집권 16년째로 5선에 도전한 콜 총리는 냉전과 탈냉전을 거치면서 독일통일을 완수한 후 유럽통합이라는 또하나의 대과업을 이끔으로써 20세기와 21세기를 이끄는 최초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한다.
반면 45년 생인 슈뢰더 후보는 60∼70년대 혁명을 부르짖었던 독일 「68세대」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냉전시대의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아울러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함께 세계 진보정치의 화려한 개막을 선도할 수 있다.
이번 선거의 또하나의 관심사는 기민·기사(CSU)·사민당간 대연정 가능성이다. 한때 지지도에서 10% 이상 앞서 나가며 녹색당과의 순조로운 연정을 점쳤던 사민당이 유세 막바지 기민·기사 연합에 2.5% 안팎의 박빙의 리드를 간신히 유지하면서 대연정 가능성은 현실감을 더해 가고 있다. 향후 정치구도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녹색당이 「휘발유값 3배 인상」 공약으로 지지도가 급락한 상황이고, 구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의 약진으로 어느 당도 과반수 의석 확보는 힘들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특히 민사당의 의회진출 여부에 따라 대연정 논의는 더욱 속도감을 얻을 수 있다. 의회진출이란 곧 656개 하원의석중 20∼30석을 비례대표로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어서 이럴 경우 기민기사, 사민녹색 어느 쪽도 과반수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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