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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낸 힙합댄스그룹 ‘피플 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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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낸 힙합댄스그룹 ‘피플 크루’

입력
199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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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더이상 백댄서가 아니에요/만화의 모델이 될 만큼 그 판에선 유명한 춤꾼들이/어설픈 댄스가수가 아니라 춤 자체로만 승부를 건다아이들은 춤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나 좋아하는 것이었다지만 요즘엔 「범생(모범생)」들도 배우고 싶어 한다. 「백댄서가 꿈」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어떤 아이들은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미쳤다」. 그래서 골절 부상을 한 경우도 허다하다. 왜 아이들은 춤을 추는가.

『요즘에는요, 한 반에 한 두명 빼고는 다 춤을 춰요. 교실이나 운동장 같은 데서 춤을 배우죠. 안하는 애들이 특이체질이에요. 그리고 어른들 눈에는 우리가 노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요, 공부만 다인가요. 춤도 얼마나 노력이 필요한대요. 헤드 스핀(머리를 땅에 대고 빙그르 도는 것)을 잘하려면 연습 무척 많이 해야 돼요』(「피플 크루」 멤버 김근서·경일실업고교 3년) 아이들에게 춤은 자기 실현의 한 과정이다. 새로운 동작을 연마하고, 나아진 기량을 선보이는 일은 그들에게 성취감의 다른 이름이다.

이런 아이들의 춤문화를 대변하듯, 최근 힙합 댄스그룹 「피플 크루」의 댄스 비디오 「힙합 네이션」(킹레코드)이 출시됐다. 가수가 최종 목표인 「백댄서」의 춤 비디오가 아니라 「춤만으로 좋다」는, 전문 춤꾼들의 공식적인 선언이다. 브레이크, 힙합 등 춤만으로 50분의 비디오가 꾸며졌다.

전문 안무가 허경필(29)씨가 3년간 준비 끝에 올 초 결성했고, 멤버는 리듬 스크래칭이 전문인 DJ 렉스(22), 래퍼 전성호(20), 힙합 댄서는 윤상용(20), 장철현(20) 등 5명, B­BOY(브레이크 댄서)는 성훈(18), 김근서(18) 조형일(22)등 6명으로 전체 인원은 14명. 그러나 멤버들의 부상이 잦아 활동 멤버는 8∼10명 내외이다. 이들은 주로 대학가나 클럽,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기 때문에 춤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낯선 인물들. 그러나 멤버 전부가 전문적으로 춤을 춘 지 5년 이상이고, 특히 성훈과 김근서는 국내 크레이크 댄서 중 최고. 만화잡지 「아이큐 점프」의 만화 「힙합」 주인공도 이들의 이미지에서 따왔을 정도이다.

정통 힙합과 브레이크를 표방한 만큼 음악도 괜찮다. 국내 최고의 믹싱 DJ로 꼽히는 김윤성씨가 작업을 맡았다. 힙합이나 브레이크를 몰라도 춤추는 젊은이들의 열정에 압도될 만한 이색 비디오이다. 조만간 일본 힙합팀 「댄스 딜라이트」와 일본에서 공연을 갖고, 비디오 CD도 제작할 예정.

그러면 왜 힙합일까. 스프레이 낙서와 엉덩이에 걸친 힙합 바지, 흑인식 염색 머리. 어른들이 아는 힙합과 그들이 숭배하는 힙합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멤버들은 『힙합은 음악으로 치면 마치 재즈같다』고 말한다. 음악이 나오면 즉흥적으로 동작을 만들어내고, 여럿이 함께 출 경우 결코 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도, 남의 동작을 따라하지도 않는다. 춤에서도 애드 립(Ad Lib)이 중요하다는 이들의 설명을 듣고나면 춤이야말로 신세대의 새로운 의사소통방식임이 느껴진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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