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판 덕유산 정상 고사「신령님께 고하나이다. 엄동설한의 형국, 그러나 춘풍이 도래하리라는 확신으로 역사의 주역이 되고자 합니다」 최근 전북 무주 덕유산 정상에서는 직장인들의 처절한 하루하루를 고하고, 그래도 끝내 이기겠다는 각오를 담은 고사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영향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계층은 직장인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떠나야 하는 동료과 문을 닫는 경쟁사를 보며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를 칼날 위에서 지내는 기분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한숨만을 쉴 수는 없는 법. 『IMF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우리 손에 달렸다』며 각오를 다지는 직장인들도 적지않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좀더 일찍 움직이고, 좀더 활발히 뛰고있다.
덕유산에서 열린 대우자판의 고사장도 이런 분위기가 압도했다. 전국 영업장 대표 등 300여명이 모여 올들어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5%나 줄어들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자동차를 한대라도 더 팔아보자고 힘을 모았다.
돼지머리를 앞에 놓고 5개 지역 본부별로 이어진 발원문 낭독은 행사의 클라이막스. 「덕유산 신령님께 고하나이다」로 시작하는 각 지역본부의 발원문은 「나라경제가 어렵고 우리모두 어렵습니다. 계절에 관계없이 엄동설한의 형국인 IMF 한파속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일등만이 살아남는 절박한 현실의 연속입니다」라고 현실을 솔직하게 아뢰었다.
하지만 주저앉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절체절명의 소원을 들어주소서. 불에 달굴수록 단단해지는 쇳덩이처럼 되게 하소서. 해낼 자신감도 있고 의지도 있습니다. 다만 달리는 말에 채찍하듯 용기백배 기운차게 뛸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 천지인을 감복시키어 반드시 대업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발원문은 이어졌다. 「어려운 시절에는 반드시 인재가 있습니다. 낙오자가 없도록 보살펴주소서. 가족의 건강을 보살펴 주소서. 우리 모두 훗날 진정한 승자의 기쁨을 다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소서」 이날 고사의 핵심은 「끝내 이기리라」였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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