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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장 집권이냐 투표 첫 정권 교체냐/독일 총선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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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장 집권이냐 투표 첫 정권 교체냐/독일 총선 D­2

입력
1998.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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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유럽을 이끌 지도자는 헬무트 콜에서 전후 세대인 게르하르트 슈뢰더로 과연 넘어갈 것인가? 분데스타크(연방하원)의원 656명을 뽑는 독일 총선(27일)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사민당(SPD)의 슈뢰더 후보가 박빙의 리드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내년 1월의 유럽통화동맹(EMU) 출범을 100일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위기에 처한 세계 정치·경제와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모색이라는 차원에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안정을 부르짖는 16년 장기집권 콜의 5선 연임이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호소하는 젊은 슈뢰더가 투표에 의한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룩할 것인가.◎기민당 콜/독일 일 위업/뚝심에 추진력/5회 연임 야망

독일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유럽통합의 기초를 다진 헬무트 콜총리는 서방 진영의 최장수 국가지도자다. 82년 10월 1일 총리에 오른 이후 4차 연임하며 16년동안 집권했다. 이미 전후 초대총리인 콘라트 아데나워의 14년 총리재직기록을 경신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이길 경우 프로이센제국의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가 세운 독일사상 최장 집권기록(19년:1871∼1890)까지도 뛰어 넘는다. 94년 총선 당시 다시는 연임을 노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콜. 그러나 통일의 후속작업과 유럽통합을 완결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기민(CDU)·기사(CSU)연합의 총리후보로 또 다시 나섰다.

키 1m93㎝, 체중 약 150㎏의 거구. 그의 체중은 국가기밀이란 유머가 있을 정도다. 소문난 눌변에 외국어도 잘 못하지만 정치감각과 행정능력만큼은 추종을 불허한다. 고교재학때 CDU에 입당한 그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58년 정계에 입문, 라인란트 팔츠 주의회의원(29세), 주지사(39세), 기민당수(42세), 독일총리(52세)등 주요경력을 줄곧 「최연소」로 채웠다. 통일대업은 그의 최대 신화. 89년 11월 9일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뒤 소련최고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상대로 벌인 담판 끝에 이듬해 10월 3일 마침내 독일통일을 이룩했다.

투박한 이미지, 경제침체에도 불구, 오랜 기간동안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도 그의 뚝심과 추진력 때문이었다. 유럽통합의 기반도 그가 직접 다졌다. 20대부터 유럽 하나 주의를 외쳐왔던 그는 결국 통합의 초석인 마스트리히트조약을 성사시키는 주역을 맡았다. 라인강변 루트비히스하펜에서 세무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콜. 그가 독일 총리에서 「유럽의 총리」로 클 것인가?

◎사민당 슈뢰더/급진좌파 포기/중도 노선 표방/독일판 블레어

사민당(SPD) 총리후보로 나선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제 3의 길」 노선을 지향하는 독일판 토니 블레어. 한때 급진 좌파를 자처했지만 이제는 좌·우를 아우르는 중도노선을 표방한 데다 탁월한 언변과 남성다운 매력까지 비슷하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지도자. 그가 태어나던 해 나치병사였던 아버지가 전사, 편모슬하에서 다른 4형제와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17세부터 도매상점에서 잔일을 하며 야간학교를 다녀야 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은 그를 불타는 마르크스주의자로 만들었다. 고생 끝에 명문 괴팅겐 대학 법과를 거쳐 변호사자격증을 딴 그는 전통적 좌파이념에 몰두했으며 한때 도시적군파 게릴라(RAF)의 변호를 맡기도 했다.

78년 SPD 청년조직인 「유조스(젊은사회주의자)」의장에 선출된 게 정계입문의 계기. 하지만 80년 연방하원의원, 86년 니더작센주 의회 SPD의장, 90년 주지사를 거치면서 이념적 편향에서 벗어났다. 오히려 그의 일부 사회정책은 너무 보수적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SPD내에선 정통좌파의 대부인 오스카 라퐁텐당수와 비교,「좌파얼굴의 보수주의자」라는 평도 있다.

기민당(CDU)정권의 16년 통치에 싫증났지만 SPD의 좌파노선에 불안감을 느끼는 중도성향의 유권자에게는 슈뢰더의 보수성향이 오히려 참신하게 다갈 수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세차례 이혼한 사생활 전력. 전부인이 아침식사를 안 챙기고 소파에서 자게 했다는 게 세번째 부인과의 이혼사유 중 하나라고 한다. 지난해말 네번째로 맞은 부인은 잡지기자 출신. 하지만 정치인의 사생활에 무관심한 독일유권자의 특성상 선거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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