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들 담합 올들어 57%나 올려/수출기업 연간 추가비용 최소 2억불국내외 해운회사들이 담합해 컨테이너의 해상 운임을 대폭 인상했다. 이 때문에 연간 최소 2억달러의 추가비용이 들게 돼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해운 및 수출업계에 따르면 유럽항로를 운항하는 아시아 해운회사들의 모임인 구주운임동맹(FEFC)은 최근 다음달 1일부터 아시아 항구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운임을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50달러씩 올려받겠다고 국내 수출기업들에게 통보했다. FEFC는 올 1월1일과 7월1일에도 각각 컨테이너당 100달러, 150달러씩 인상해 올해 총 인상율은 57%에 달하게 된다. FEFC는 아시아권내 15개 주요 해운업체들의 카르텔로 국내에서는 현대상선이 가입해 있다. 미주를 운항하는 아시아 해운회사들의 모임인 TSA의 한진해운도 18일부터 미주행 화물 운임을 TEU당 150달러씩을 인상했다. 다른 TSA 회원사들도 뒤를 이어 운임을 인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항로의 운임은 이미 7월1일 TEU당 150달러씩 올랐었다.
이처럼 해상운임이 급등하자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가전부품을 수출하는 A기업 관계자는 『단가가 낮은 제품의 경우 7%까지 원가상승요인이 생겼지만 수출용 컨테이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상된 가격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미·유럽지역 수출물량(56만6,563TEU)을 기준으로 할때 올들어 운임인상으로 국내기업들이 추가부담해야 할 금액은 최소 2억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회사들은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하락으로 수출물량은 늘고 있으나 수입은 급격히 줄어드는 수출입 불균형 현상 때문에 운임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을 싣고간 컨테이너들이 돌아올때는 30%이상 빈채로 들어오기 때문에 수출업체들이 비용을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해운사들이 구체적인 인상근거도 제시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잇따라 가격을 큰폭으로 올리는 것은 택시가 변두리로 운행할 때 무조건 두배요금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횡포라며 반발하고 있다. 황영호(黃英鎬) 한국하주협회부장은 『수출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경제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국내 해운업체들이 외국업체들보다 오히려 운임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별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여러 회사가 한 수송라인을 담당하는 해운업계의 특성을 감안하고 자국 해운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해상운임에 대한 카르텔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며 『여러 나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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